위안화 채권시장, 절상 기대감에 ‘꿈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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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홍콩서 10억위안 발행 성공

국제적인 중국 위안화 표시 채권시장이 태동하고 있다.

세계 최대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24일 홍콩의 금융 자회사를 통해 위안화 표시 2년 만기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캐터필러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최초의 중국 외(外) 제조업체가 됐다. 중국은 위안화를 세계 기축통화 중 하나로 만들기 위해 올 초 관련 금융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8월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널드가 중국 외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그 발행 규모는 2억 위안으로 적었다. 이번에 캐터필러가 소매업이 아니라 제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고 그 발행 규모도 10억 위안(약 1억5100만 달러)으로 맥도널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캐터필러의 채권 발행이 특히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그 채권의 이자율이 최근 발행된 위안화 표시 채권 중 가장 낮다는 사실이다. 주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발행된 이 채권의 쿠폰에 표시된 이자율은 2.25%. 낮은 이자율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캐터필러가 채권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위안화 가치 절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로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반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위안화 관련 투자자산의 종류는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캐터필러 채권을 인수한 한 중국 은행의 트레이더는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쿠폰은 그 자체로는 매력적이지 않지만 되팔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캐터필러의 주요 시장이다. 캐터필러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한 해 매출 성장의 절반을 중국에 힘입고 있다. 캐터필러는 채권 발행으로 유입된 신규 자금을 건설 중장비 영업망 확장과 광산 개발에 쓸 계획이다. 캐터필러는 현재 중국에서 74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주 톈진(天津)에 3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본토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팔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본토 외의 위안화 금융시장은 막 태동단계에 있다. 현재까지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한 주요 기업이나 기관은 캐터필러 맥도널드 외에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세계은행(WB)의 금융부문인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코퍼레이션과 러시아 알루미늄 그룹인 유나이티드 컴퍼니 루살 PLC가 올해 중 위안화 채권 발행을 이미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점차 더 많은 기업이 위안화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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