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국제경제기구인 국제상공회의소(ICC·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의장단은 1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G20 정상회의가 환율 문제에만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빅터 펑 ICC 명예의장(리&펑 그룹 회장)은 “무역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세계 경제를 지속적이고 균형 있게 성장하게 하는 기본”이라며 “환율은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일 뿐이고, 다른 방법도 많이 있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가 환율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자트 굽타 ICC 의장(맥킨지&컴퍼니 명예 시니어 파트너)도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 개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런 조치가 세계 경제의 균형 성장뿐 아니라 전 세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밖에 스티븐 그린 ICC 부의장(HSBC 그룹 회장), 마르쿠스 발렌베리 전 ICC 의장(SEB 회장), 김영대 ICC 집행위원(대성그룹 회장) 등 5명이 참석해 세계 경제와 관련된 견해를 전달했다.
9일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던 굽타 의장은 “이 대통령이 이번 회의의 모든 의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세계 경제계의 의견을 G20 정상회의에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하개발어젠다(DDA)의 타결과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완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1일 G20 비즈니스서밋 분과 토의에서 중소기업 육성 워킹그룹 의장(컨비너)을 맡게 될 그린 부의장은 “세계 경제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대기업에 비해 충분한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해 국제펀드를 조성하고 산관학 연구개발 협력 사업에 중소기업을 참여시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G20 정상회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렌베리 전 의장은 “전 세계가 빠르게 도시화를 겪고 있다”며 “민간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도시 인프라 구축에 대한 수요가 충족될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CC의 설립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10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나라 기업 대표가 모여 전후 세계경제 재건과 국제통상의 부흥에 관한 회의를 개최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1920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한국은 대한상공회의소가 1951년 ICC 회원으로 가입했고 대한상의 내 국제위원회가 현재 ICC코리아 역할을 맡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ICC(국제상공회의소) ::
전 세계 120여 개국의 경제단체 및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최대 규모의 민간 국제경제기구. ICC는 대정부 정책건의 등을 통해 전 세계 기업계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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