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계열사들 수십억 빚내 골프 회원권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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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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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회장 일가 소유 동림CC 건설자금 마련해준 듯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이호진 그룹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동림관광개발이 강원 춘천시 남산면 일대에 건설하는 동림CC 회원권을 사들이기 위해 수십억 원의 빚까지 냈던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최근 티브로드홀딩스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같은 단서를 확보했다. 태광그룹 계열의 유선방송사업자인 티브로드기남방송과 티브로드동남방송 등은 골프장이 건설되기도 전인 2008년 5월 회원권을 계좌당 22억 원에 구입했다. 당시 기남방송과 동남방송 등 티브로드 계열사 5곳은 모두 8계좌를 176억 원을 들여 샀다. 티브로드 계열사들은 2010년 8월에도 1계좌에 26억 원씩 모두 8계좌를 208억 원을 들여 구매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남방송이 2008년 5월 동림CC 회원권 3계좌를 구입하는 데 쓴 66억 원은 전체 매출액의 10.8%에 해당한다. 동남방송도 매출액의 9.1%에 이르는 22억 원을 들여 회원권 1계좌를 구매했다. 이 때문에 계열사들은 또 다른 계열사인 티브로드한빛방송으로부터 단기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시에 따르면 기남방송은 2008년 한빛방송에서 15억 원을 연이자율 9%에 차입했다. 동남방송도 같은 시기 한빛방송에서 10억 원의 단기대여자금을 빌렸다. 2008년뿐 아니라 2010년 회원권 구입 때에도 계열사들이 돈을 빌려 회원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일가 소유 골프장 건설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들이 빚까지 내 회원권을 구매한 셈이다.

검찰은 27일 태광그룹 재무 분야를 총괄해온 박명석 대한화섬 대표(61)를 19일에 이어 두 번째로 소환조사했다.
檢,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 압수수색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수사관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를 압수수색한 뒤 자료를 담은 박스를 차에 싣고 있다. 이날 검찰은 30상자 분량의 서류를 압수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檢,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 압수수색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수사관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를 압수수색한 뒤 자료를 담은 박스를 차에 싣고 있다. 이날 검찰은 30상자 분량의 서류를 압수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편 서울서부지검은 27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7, 8층에 있는 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한화증권㈜ 이용호 대표(56)를 소환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한화리조트, 서울프라자호텔, 한화63시티 등을 운영하는 레저업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그룹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친 이 대표는 한화그룹 비자금 운용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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