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계 “정부가 직접 원화 매입” 강경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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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日, 한국국채 매입 늘려 원화강세 유도” 전망

‘엔고(高)’ 행진으로 코너에 몰린 일본의 고위 정부 관계자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비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 정부가 직접 원화를 사들여 ‘원고(高)’를 유도하자는 강경론이 일본의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직접 원화 매입에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한국 국채 매입을 늘려 원화 강세를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경제계에서 일본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엔화를 풀어 한국의 원화를 사들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기업은 엔고로 어려움에 처한 반면 한국의 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정부와 일본은행이 원화를 매입하는 데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정부와 재계에서 중국 및 한국의 환율 정책에 대한 비판이 부상하고 있다”며 “엔화가 사상 최고치로 상승하는데도 중국과 한국이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데 따른 불만”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 간에 외환시장이 없어 일본 정부가 직접 원화 매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일본 정부가 원화를 매입할 수 있는 방법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원화 채권을 사들이는 것이다. 중국 역시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이유로 9월 중 4070억 원의 채권을 순매수하는 등 꾸준히 원화 채권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9월 말 현재 중국 다음으로 많은 1조1095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이 원화 채권을 본격적으로 사들일 경우 원화 강세의 가속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일본이 원화 채권 매입을 늘리면 해외 채권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유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자본 유출 유입을 조절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할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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