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승자는 中? 美?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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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교수 “인플레 자극… 미국이 패배할 것”
FT 논설위원 “달러 발권력 있는 미국이 이긴다”

세계 양대 경제지인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글로벌 환율논쟁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황이핑(黃益平·경제학)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 14일자 WSJ 오피니언 면에 ‘미국은 환율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1985년 플라자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주요 경상수지 흑자국인 중국 일본 독일 산유국 등이 자국의 통화를 평가 절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면서 “그러나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정치적으로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은 환율전쟁에서) 수입 관세 부과와 자본시장 규제 등 보호주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으나 수입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 국민들도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의 초점이 환율보다는 광범위한 경제 구조개혁에 맞춰져야 한다”며 “환율전쟁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FT의 수석 논설위원인 마틴 울프는 13일자 FT에 게재한 ‘환율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게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황 교수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만들어낼 수 있는 달러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무한대의 무기를 지닌 미국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정책 담당자들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 FRB도 통화가 다시 팽창 상태에 들어설 때까지 계속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이런 시도가 나머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그들의 과심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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