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당초 내년 저소득층 자녀 학비 지원 예산으로 총 206억5600만 원을 책정했다가 최근 50억100만 원으로 75.8%나 줄였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 특별지도비는 81억7600만 원에서 24억3800만 원으로, 다문화가정 지원 예산도 12억 원에서 6억 원으로 감축했다.
삭감작업은 주민 참여 예산 태스크포스(TF)팀의 주도로 이뤄졌다. 12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주민 참여 예산 1차 조정회의 결과’를 보면 이들은 해당 예산을 줄인 이유에 대해 “내년 세입 규모가 예상보다 증가폭이 작아 친환경 무상급식, 중학교 학교운영비 지원 폐지, 혁신학교 등 개혁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고 적고 있다.
TF팀은 학생, 학부모, 현장 교원, 주민 의사를 적극 반영해 내년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곽노현 교육감의 뜻에 따라 지난달 출범했다. 이 팀에는 김현국 전 진보교육감 시민추대위 기획홍보위원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유지숙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2008년 학업성취도 평가 때 징계를 받은 김영승 세화여중 교사 등 친(親)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향의 인물이 포함돼 있다.
TF팀이 예산을 가장 많이 줄인 사업은 영어 교육 관련 분야였다. 시교육청 실무팀이 454억5000만 원을 신청한 영어 회화 전문 강사 채용·활용 예산은 264억 원으로 190억5000만 원이 깎였다. 영어전용교실 구축 및 리모델링 예산(40억 원), 영어 교과교실제 운영 중점학교 지원비(10억 원)는 전액 삭감됐다. 반면 곽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혁신학교 운영비 80억 원은 원안대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이대열 시교육청 기획관리실장은 “아직 서울시에서 들어오는 세입이 확정되지 않았다. TF팀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TF팀은 다음 주 최종 회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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