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출 G8’ 시대로]오징어 팔던 101위 수출국… 60여년만에 10만배 성장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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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한국 경제사에서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처음으로 주요 8개국(G8) 수출대국 진입이 확실시되 기 때문이다. 한국의 올 상반기(1∼6월) 수출액은 2213억 달러. 이탈리아와 벨기에를 각각 75억 달러, 202억 달러 차로 제쳐 7위에 올랐다. 올해 말까지 이들 나라와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경우 잘하면 주요 수출 7개국(G7)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요 수출국 중 금융위기 전보다 많은 수출을 이뤄낸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한국의 이 같은 실적은 세계 경제사에서 거의 ‘기적’과 같은 일로 받아들여진다. 60여 년 전 한국의 주력 수출품 중 하나는 오징어였고 수출국 순위는 100위에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복 직후인 1946년 당시 한국의 수출 대상국은 중국과 일본 단 두 나라였고 연간 수출액은 350만 달러로 지금의 10만분의 1도 되지 않았다. 2010년 G8 수출대국으로 우뚝 선 한국의 변화는 ‘상전벽해(桑田碧海)’ 이상이다.

‘실업자는 노동인구의 25%, 1960년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100달러 이하, 수출은 2000만 달러, 수입은 2억 달러. 한국의 경제 기적 가능성은 전혀 없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전문지 포린어페어는 1960년 10월호에서 한국을 이렇게 묘사했다.

50년 전, 수출대국 한국의 오늘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 우간다 수단 튀니지 카메룬 같은 아프리카 국가보다도 수출 규모가 작은 나라였다. 그러나 새마을운동,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중화학공업 선언 등으로 대표되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산업경쟁력 강화 정책에다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과 교육열, 손재주가 더해지면서 수출 규모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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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한천 중석 등 1차 산품 위주이던 수출은 1970년대부터 의류 합판 가발 신발 등이 중심이 됐다. 덕분에 1964년 1억 달러 규모였던 수출은 1977년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990년대부터는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 선박 등이 주요 수출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1995년에는 수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959년 이후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 한국의 수출규모는 단 한 번도 줄지 않고 계속 증가했다. 1960년대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41.1%, 1970년대에는 37.5%를 기록해 세계 최고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60∼2004년 세계 명목수출액 평균이 72배로 늘어날 동안 한국은 7700배로 증가했다.

이 기간 한국의 1인당 소득도 크게 성장했다. 1964년 103달러에 불과했던 한국 국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현재 2만 달러 가까이로 늘었다. 이는 프랑스 영국 같은 선진국이 1820년부터 2000년까지 180여 년에 걸쳐 이룬 성과와 맞먹는다.

사공일 무협 회장은 “광복 직후 2개국에 불과했던 한국의 수출 대상국은 2010년 현재 226개국으로 늘었다”며 “내년에는 사상 최초로 수출입 무역 1조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미국과 일본에만 편중됐던 수출 대상국 구조도 점차 다변화돼 개발도상국 수출 비중이 1970년대 12%에서 지금은 70%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대국 위상이 유사시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국가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은 탓에 환율변동, 국제분쟁 등 외부 변수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 실제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3.4%로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았다.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의료 교육 등 지식경제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동아논평: 한국, 사상 첫 ‘수출 G7’ 진입
▲2010년 9월3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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