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을 우리말로 발음…아프리카 그 나라에 무슨일이

동아일보 입력 2010-09-16 19:54수정 2010-09-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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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최빈국 중 하나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선 'Saemaul Undong'이란 로고가 쓰여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새마을 운동'이란 우리 말 발음도 이 곳 사람들에겐 익숙하다. 아예 마을 전체에 집집마다 새싹 그림이 그려진 새마을 운동 깃발이 꽂혀 있는 곳도 있다. 1970년대 '잘 살아보자'는 일념 하나로 추진됐던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30년이 지난 지금,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아프리카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희망 심어준 한국의 '새마을 운동'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국내의 아프리카 관련 최대 행사인 '2010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에서 새마을 운동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해서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공유 세미나'의 첫 주제로 선정됐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성재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이 한국 농촌의 개발 과정을 찬찬히 설명하자 아프리카 35개국에서 온 37명의 장·차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짚으로 덮인 초가집 아궁이에서 음식을 만들고 간단한 농기구로 수확물을 터는 1960,1970년대 한국의 농촌 사진이 나올 때마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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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원장은 당시 한국의 농촌상에 대해 80%가 초가집에서 살고 20%만 전기를 사용했고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마을은 전체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내 집 앞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 백번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보다 낫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밑바닥에서부터 무엇인가 개선하겠다는 자발적인 정신"이라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아프리카 장·차관들이 많았다.

이미 2004년 당시 한국의 유학생이었던 은꾸무 프레이 롱굴라 박사에 의해 한국의 새마을 운동 보급이 시작된 콩고 민주공화국의 정부 관계자는 이날 세미나에서 "새마을운동 모델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새마을 운동 지원 사업 사전타당성 조사를 위해 콩고 민주 공화국을 다녀온 허장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범 사업이 진행된 2개 마을 40여개 집이 벽돌집으로 바뀌고 마을에 공동 우물이 생기는 것 등을 보며 이웃 마을에서도 자체적으로 새마을조직위원회가 생겨날 정도로 호응이 좋다"며 "새마을운동은 무엇보다 희망 없이 살던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우리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 확충 안 된 아프리카에 EBS는 유용한 교육 수단

교육방송(EBS)과 농공 복합단지(MIC)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탐내는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이다. 한국의 인적 자원 개발 경험은 비좁은 국토와 자원 부족을 딛고 삼성 현대 등 세계적 기업을 육성하고 휴대전화 등 일류 상품을 개발한 밑거름이 됐다는 점에서, 첨단 농업 기술은 농산물의 저장성을 높이고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물 생산으로 아프리카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Knowledge Sharing Program)의 하나로 EBS 같은 교육방송 프로그램 보급을 지정해 방송국 건립을 도울 계획이다. MIC 역시 2015년까지 아프리카 내의 농업성장률 연 6% 달성을 목표로 추진되는 '포괄적 아프리카 농업개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은 "EBS는 특히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이동이 어려운 아프리카에서 문맹률을 낮추고 여성 등 소외 계층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며 "한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 목표액은 11억 달러로 11억 달러인 중국, 50억 달러인 일본에 비하면 적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각종 발전 경험의 공유까지 감안한 실제 지원액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혜진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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