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산등성이-계곡 넘나드는 주가, 얼마나 오를까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0-09-14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금융시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정신없는 한 주가 지나갔다. 정책금리 동결 소식에 장기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최근 4개월 최저치에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종합주가지수는 1,800대에 올라섰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주가지수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기에 좋은 모습이다. 국고채 금리로 대표되는 장기 금리는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 정책금리의 동결 덕분에 이러한 추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예상을 살짝 벗어난 이번 결정으로 당분간 정책금리를 인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3% 후반대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워낙 낮아 보이지만 정책금리가 올라가지 않고 원-달러 환율이 강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장기 금리가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정책 금리 동결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었지만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큰 그림에서 보면 미국 달러화가 장기적으로 약해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수년 내에 국가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도록 노력하자는 정책 공조는 결과적으로 각국의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이는 해당 국가 통화를 달러화 대비 강세로 만들 수 있고, 미국 또한 재정 적자나 무역적자를 해결하려면 달러화의 가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강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원화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데에 있다. 무역수지의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채권이나 주식 등 우리나라 금융자산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주요기사
장기금리의 안정은 상대적으로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고, 원-달러 환율의 강세는 외국인투자가의 자금을 끌어들일 요인이 된다. 이렇기 때문에 주가지수의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않다. 이번 상승 과정에서 주가지수 변동성이 커졌는데 이는 주가지수 움직임의 폭이 커졌다는 의미도 있으나, 주가지수가 한 방향으로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움직인다는 의미도 된다.

주가지수 선물의 가격이 지수보다 아주 높게 형성되어 있어 선물 대신에 주식을 사들이거나 주식을 사고 선물을 파는 형태의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이런 거래는 언제든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잠재적으로 주식시장의 수급 불안 요인이 된다. 또 추석연휴를 앞두고 1,800대에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이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가 늘 수도 있을 것 같다.

1,800 고지에 힘겹게 도달하고서도 숨 고를 사이도 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산등성이와 계곡을 타고 다시 올라가야 하는 형국이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