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 광고]현대캐피탈 ‘숫자’ 캠페인

동아일보 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1-01-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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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본질로 돌아가자… 1234567890을 믿어라
숫자로 금융의 본질을 보여주려는 현대캐피탈의 ‘수(數)’ 캠페인 광고. 사진 제공 이노션
상업광고의 가장 큰 목적은 ‘소비의 조장’이다. 모든 광고는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이자와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금융업계는 특성상 노골적으로 ‘소비 조장’형 광고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대출광고의 CM송은 중독성이 강하고 카드 광고에서는 카드를 긁기만 하면 행복해질 것 같다. 일단 대출받고, 일단 긁고 보라는 것이 기존 금융광고의 화법이었다.

금융광고들은 시청자들의 소비를 유발하기 위해 휘황찬란한 영상과 달콤한 메시지로 무장해 왔다. 누구보다 전문적이고 치밀하게 고객을 보살펴야 할 금융회사들이 본분을 잊은 채 너도나도 유행과 스타일만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결국 금융업계 광고는 경제의 흐름은 외면한 채 화려한 패션쇼를 닮아간다는 오명을 얻었다.

현대캐피탈의 ‘수(數)’ 캠페인은 금융광고의 이런 흐름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현대캐피탈은 지금의 금융에 가장 필요한 것이 갈피를 잃은 금융의 본질을 바로잡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현실화해줄 도구로 ‘숫자’를 꺼내들었다. 금융의 가장 근원적인 도구이자 현대캐피탈이 믿는 단 하나의 언어인 수를 통해 현대캐피탈의 철학을 진지하게 전하고자 했다.

“혼란과 불확실의 금융 속에서 현대캐피탈이 믿는 열 개의 신(神)이 있다. 123456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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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어두운 분위기 속,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 채 열 개의 숫자로 마무리되는 현대캐피탈 수 캠페인의 첫 번째 광고다. 처음에는 기존 금융광고의 자극적인 영상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에겐 쉽게 이해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융의 본질에 관한 새로운 화두를 던졌고 후속 편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이어지는 두 번째 광고에선 시계, 총알, 메트로놈 등의 소재를 통해 수가 가진 특성을 새롭게 정의함으로써 현대캐피탈이 추구하는 원칙과 정신을 드러냈다.

처음 두 편의 광고를 통해 현대캐피탈이 숫자의 힘을 믿는 이유를 전달했다면 3, 4편의 ‘챔피언 챌린저 경쟁력 테스트’와 ‘360도 고객분석 시스템’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편안함과 화려함의 이면에는 과학적, 분석적으로 치밀하게 숫자와 싸우는 현대캐피탈의 노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선보인 5, 6편도 이 같은 맥락이다. 5편은 피아노 내부에서 시작한다. “금융의 데이터란 마치 피아노 건반과도 같다. 누구 손에 닿느냐에 따라 범작, 혹은 걸작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현대캐피탈은 무수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별 패턴을 발견하고 그 패턴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한다. 금융의 내공이란 이런 것이라는 자신감을 뽐내며 연주는 마무리된다.

6편 스트레스 테스트 편에서는 만약에 발생할지 모를 금융위기를 미리 가정하고 숫자로 시나리오를 쓴다. 이 시나리오에 따라 사전에 끊임없이 훈련하기 때문에 실제로 위기가 닥쳐도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다. 이것이 현대캐피탈이 지난 금융위기를 흔들림 없이 넘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고, 숫자로 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려운 경제 현실을 화려하게 포장하기보다는 현대캐피탈처럼 본질을 이야기하며 정공법으로 맞서는 광고가 늘고 있다. 이런 화법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소비자가 늘수록 우리의 광고가 진정성을 찾고 한 걸음 더 진실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동준 이노션 광고3본부 기획2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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