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금융의 지배 外

동아일보 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0-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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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에 박식한 계층이 역사 이끌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최고 경영자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2007년 봉급 보너스 및 주식상여금으로 6850만 달러를 받았다. 전년보다 25% 증가한 그의 소득은 일반인에 비해 2000배 정도 많았다. 같은 해 골드만삭스의 순수익은 460억 달러로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볼리비아 등 100개국이 넘는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많았다.”

미국 하버드대 역사학과와 비즈니스스쿨 교수인 니얼 퍼거슨은 미국의 일반인과 은행가들의 소득 차이를 열거한 뒤 “세상이 너무 불공평해 화가 나는가”라고 묻는다. 저자는 은행가들이 엄청난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보여 금융과 금융업자에 대한 적대감이 먼 옛날부터 있었지만 그럼에도 돈은 진보의 근원이었다고 말한다.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금융사 전공인 저자는 금융에 대한 무지로 인해 사회에서 낙오할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커졌다고 지적한다. “금융은 재수 좋고 똑똑한 사람에게는 부를 안겨주고, 운 없고 그다지 명석하지 못한 자에게는 가난을 가져다준다.” 세계 금융시장이 하나로 통합될수록 금융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은 어디서든 기회를 갖게 되는 반면 금융에 무지한 사람은 사회적으로 뒤떨어질 위험이 더 커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사례를 찾아 소개한다.

“안데스 산맥을 뒤덮은 눈이 온통 금으로 변한다 해도 이들은 만족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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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원정대가 잉카제국을 짓밟기 시작할 무렵 잉카의 황제였던 망코 카팍은 이렇게 푸념했다. 화폐를 사용하지 않았던 잉카인들은 금과 은에 사로잡힌 유럽인들의 지칠 줄 모르는 탐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잉카인들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은이란 단순히 광택이 나는 장식용 귀금속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는 사실도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은이란 화폐는 원하는 대상을 모조리 가져다주는 힘이었던 것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스페인 사람들이 왜 은을 가지려 했는지를 이해했다면 잉카인들은 은을 그렇게 순순히 내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잉카인들은 화폐에 대한 무지로 인해 너무나도 가혹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

언제 어디서 금융위기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세상은 해박한 금융 지식을 갖고 금융에 종사하는 부류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뉘는 것 같다. 미국 금융계에서 잘나가는 최고경영자들은 연간 수천만 달러의 소득을 올리는 데 비해 하루 1달러를 벌기 위해 땀 흘리는 사람도 지구상에는 수억 명이나 된다. 저자는 지난 4000년간 지구상에서 생각하는 인간이 부상해왔다면 지금은 금융업을 일삼는 인간이 부상 중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 금융부문의 부가가치는 1947년에 국내총생산 대비 2.3%였으나 2005년 무렵에는 국내총생산의 7.7%로 커졌다. 인재도 금융 분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일반 국민이 금융을 이해하는 정도는 아주 형편없는 수준이다. 2008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2가 복리이자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예금이자가 일정 수준이면 세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23%에 불과했다고 한다.

저자는 복잡한 금융제도와 금융 용어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이들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떤 제도와 수단의 기원을 알아야 그 현대적 역할도 훨씬 수월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화폐와 채권시장 그리고 주식 보험 부동산시장에 대해 역사적 맥락에서 설명하고 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멀쩡한 기업의 위기
기술보다 시장개척서 이긴 닌텐도
스콧 D 앤서니 지음·문희경 옮김
256쪽·1만2900원·옥당


구글, 아마존닷컴, 캠벨, P&G, 애플…. 성공의 대명사가 된 기업들이다. 이들은 혁신이라는 방법을 통해 시장을 장악하고 성공신화를 이뤘다.

미국 컨설팅회사 대표인 저자가 기업들의 성공,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혁신은 생각을 남과 달리 하는 데서 시작했다. 품질을 포기하는 대신 가격과 간편성을 획득해 성공한 캠벨의 농축수프, 경쟁사와 경쟁 대신 제휴를 선택해 신기술을 상품화한 P&G, 정교한 기술 개발 경쟁에 힘을 쓰는 대신 새로운 소비자를 공략해 위(Wii) 시스템을 만든 닌텐도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책은 이 실례에 기반을 둔 ‘가지치기하라’ ‘제품의 특징을 다시 설정하라’ ‘혁신의 부담을 나눠라’ 등 7가지 혁신 방안을 소개했다.

저자는 “뒷짐만 지고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린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며 경제 불황과 무한 경쟁 속에서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고 포인트
실패를 줄이는 리더의 결단 훈련법
마이클 유심 지음·안진환 옮김
332쪽·1만6000원·한국경제신문


저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로 리더십과 변화관리를 중점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가 특정 사안에 핵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나면서 느낀 점은 리더십의 여러 측면 가운데 의사결정의 과학과 예술에 대한 연구가 가장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예술이라고 한 것은 의사결정이 육감과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이며, 과학이라고 한 이유는 훈련과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 제목 ‘고 포인트(Go Point)’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을 의미한다. ‘예스 혹은 노’를 선택하는 그 찰나, 즉 생각이 행동으로 이동하는 순간이 고 포인트이다. 직원을 줄여야 할지, 새로운 사업에 착수해야 할지 기업의 경영자들은 매일 수많은 고 포인트에 직면한다. 저자는 비행기 추락사고의 극적인 생존자, 성공한 기업가 등을 인터뷰해 그들이 고 포인트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소개하고 배울 점을 찾는다. 저자는 이런 작업을 통해 결단의 기술과 실행 방법을 제시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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