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철강산업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금 철강 회사의 모습은 과거 철강회사와는 상당히 다르다. 친환경 경영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기 때문.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녹색경영’을 선언하고 ‘그린 스틸·그린 비즈니스·그린 라이프’를 내세워 사회 전반적인 친환경 분위기를 주도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은 친환경·저탄소 성장 화두의 중심에 있다. 파이넥스 공법을 이용하면 오염물질 발생량이나 제철 비용을 기존 용광로식 제철법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포스코 측은 “용광로에 탈황·탈질설비, 집진기를 모두 갖춘다고 하더라도 파이넥스 공법과 비교하면 황산화물과 질산화물, 먼지 배출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해당 물질 배출량을 적게는 50%, 많게는 9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염물질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공정, 즉 철광석과 유연탄 등의 원료 가공공정을 생략하게 함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한 포스코는 이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더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 신제철공법’을 개발 중이다. 수소환원법은 철광석에서 철을 분해할 때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를 이용하는 공법이다. 수소를 활용하면 공정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물이 발생한다. 포스코 측은 “파이넥스 공법과 수소환원 공법은 포스코가 친환경 업체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수소환원 신제철공법이 성공해 상용화되면 이산화탄소 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최근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은 그동안 소각·매립하던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연료화해 전력을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지역 난방용으로 공급하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설립한 포스코이앤이(POSCO E&E)를 통해 해당 사업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이앤이는 9월 부산 생곡 쓰레기매립장 안에 생활폐기물을 연료로 하는 열병합 발전소를 착공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이의 목표는 이같은 열병합 발전소를 앞으로 전국 광역도시로 확대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부산시 생활폐기물 발전소는 하루에 900t의 생활폐기물을 이용해 25MW 발전을 하는 아시아 최대의 생활폐기물 발전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 사업 진출 역시 포스코의 또 다른 친환경 비즈니스 발굴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자력은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에너지원”이라며 “원자력사업을 담당할 전담 조직인 원자력사업전략팀을 신설해 포스코건설과 함께 스마트 원자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중소형 원자로(100MW) 분야 기술을 구축하고 이 기술을 수소환원제철 기반기술과 연계함으로써 친환경 철강산업의 신원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화학제품 생산 전과정 녹생경영… 전사원 녹색의식 투철
LG화학은 경영 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을 근간으로 환경보전을 주요 경영과제로 삼은 녹색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 구심점에는 ‘전사 RC(Responsible Care) 위원회’와 ‘에너지 혁신활동 공유회’가 있다.
RC는 화학제품의 개발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 보건, 안전 개선활동을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RC위원회는 1990년대 초 ‘전사 환경안전위원회’로 시작된 회의체로서 반기마다 전 사업장의 환경안전 담당자들이 모여 환경, 안전, 보건 관련 주요정책의 입안, 실적 분석 및 환경 관련 주요 이슈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사업장의 녹색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최고경영자(CEO)부터 현장 사원에 이르기까지 ‘녹색 의식’을 심어 넣고 있는 것.
그 결과 LG화학은 여수의 5개 사업장과 청주, 울산, 익산, 나주, 오창 등 10개 사업장이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으로 지정 받은 것을 비롯해 전 사업장이 ISO14001 인증을 획득하는 등 검증 받은 녹색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에너지 혁신활동 공유회’는 연간 에너지 절감 추진성과를 평가하고 에너지 및 원가 절감 성공활동을 전 사업장으로 확산하기 위해 매년 말 실시하고 있는 행사다. 전체 원가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는 최우선 절감 대상이기 때문에 LG화학은 에너지의 이용 효율 증대를 통한 원가 절감 극대화를 중요 경영과제로 삼고 있다.
LG화학은 전사 에너지 절감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1사업장 1에너지 절감 캠페인 전개 △생산 공정 혁신 및 신제조 공법 도입 △에너지 전문가 육성을 위한 기술교육 투자 강화 등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이 같은 에너지 경영을 통해 2007년 483억 원, 2008년 826억 원, 2009년에는 929억 원의 에너지 절감을 이루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화학은 ‘기후변화협약’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응체계 구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미 2004년 ‘기후변화협약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CO2 저발생 생산체제 구축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청정개발체제) 활용 및 배출권 거래 연구 △에너지 저소비 제품 개발 등 3가지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추진해오고 있다. 이 결과 LG화학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총 21건의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국가 온실가스 등록소에 등록했으며, 등록 완료된 사업은 지속적인 유지관리와 검·인증을 추진하여 총 44만1586t의 KCER(배출권)을 인증 받았다.
LG화학은 그린에너지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태양전지 소재, 전기 자동차용 전지, 스마트 그리드용 전력저장용 전지 등의 녹색 신사업과 관련된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 공정 개발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비싸거나 낮은 품질 NO!… 불편하지 않은 친환경 연구개발
종합생활용품 기업 애경산업㈜는 올해 ‘스마트 그린경영’을 선포하고 저탄소 제품을 출시하는 등 친환경 그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경의 친환경 경영철학은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으면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게 한다’로 요약된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유로 비싼 가격이나 낮은 품질을 감수하는 불편함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애경이 올해 1월 출시한 ‘2010년 친환경 스파크’는 세탁세제로는 국내 처음으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찬물에서도 높은 세척력을 발휘하는 세제를 개발해 온실가스 발생량을 대폭 줄였다. 세탁에 필요한 총 에너지의 86%가 물을 데우는데 쓰인다는 점에서 착안해 더운 물을 쓰지 않아도 더운물을 쓸 때와 동일한 세척력을 누릴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친환경 경영에 동참하는 셈이다.
애경이 5월 선보인 친환경 세제 ‘리큐’는 기존 액체세제 대비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포장재는 물론 운송과 폐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반으로 줄였다. 대다수의 주부가 액체세제 사용시 세제량을 계량 않고 눈대중으로 넣는다는 점을 감안해 ‘세탁볼 겸용 계량뚜껑’을 제품에 첨가해 정량계량 사용을 도와 제품 사용이 친환경으로 이어지게 했다.
애경이 올해 연이어 선보인 친환경 세제 ‘스파크’와 ‘리큐’는 그간 애경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시한 제품으로 애경이 일찍부터 친환경 세제 개발 사업에 앞장서 왔기에 개발이 가능했다. 실제로 애경은 1983년에는 생분해성을 높인 저공해 세제원료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1998년에는 국내 생활용품 기업 최초로 사용량을 3분의 2로 줄인 농축세제를 선보이기도 했다.
애경은 관련 업계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최고경영자(CEO) 직속에 ‘친환경사무국’을 출범시켜 전사적 차원에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애경은 친환경사무국을 마케팅부터 연구개발, 디자인 등 기업 경영의 단계마다 친환경 경영 추진을 위한 통합적 의사결정 기구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제품의 원료채취부터 생산, 유통 및 사용, 폐기까지의 전과정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량을 표기하는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생활용품 전제품으로 확대 적용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애경은 자사의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이윤의 일부를 다시 돌려주자는 차원에서 창업자의 이름을 딴 ‘장영신 환경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친환경제품 판매 수익 가운데 일정금액을 떼어 내 연간 2억원 씩 5년 동안 총 10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애경 관계자는 “온실가스 저감에 초점을 맞춘 저탄소경영을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애경이 추구하는 친환경 경영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친환경 경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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