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PF대출 3조, 일반대출로 편법분류

  • Array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작년 적자규모 900억 축소… 충당금도 895억 늘어나

저축은행들이 지난해 3조1000억 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일반 대출로 편법 분류하면서 결과적으로 적자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숨겨진 PF대출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저축은행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당초 보고보다 900억 원가량 늘어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105개 저축은행은 2009년 회계연도에 472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PF대출 부실이 발생하면서 3조7000억 원의 PF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해 4166억 원의 매각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들이 3조1000억 원의 PF대출을 일반 대출로 편법 분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적자가 900억 원가량 늘어났다. 저축은행들은 손실 우려가 없거나 우량인 PF대출은 일반 대출로 편법 분류해왔다. 하지만 숨겨진 PF대출이 드러나면서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아야 하는 충당금도 895억 원 늘어나 1조9947억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PF대출 잔액은 최근 4조 원에 이르는 부실 PF 채권을 대량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도보다 오히려 1000억 원가량 늘어난 11조9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PF 부실채권을 캠코에 매각한 저축은행 61곳과 맺은 경영개선협약(MOU) 이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저축은행은 PF대출 매매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MOU를 맺은 저축은행들은 내년 중반까지 보유 중인 부실채권을 회수하게 해 건전성을 높이도록 하고 앞으로는 PF대출을 일반 대출로 분류할 경우 회사와 임직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