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 ‘교육기부’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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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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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교과부 산업현장 활용 프로젝트 전개
50여개 대기업, 학생-일반인 체험교실 운영

국산 항공기 KT-1, T-50 등을 생산하는 전문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월 경남 사천시 본사에서 인근 지역 수학, 과학 교사 40명을 초청해 ‘에이비에이션 캠프’를 열었다. 항공기 생산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항공산업에서 적용되는 물리학 법칙 등 이론학습을 병행하는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산업 현장에서 적용되는 수학, 과학 이론을 가르치는 이 캠프가 높은 호응을 얻자 KAI 측은 내년부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캠프를 열 예정이다.

최근 들어 산업현장이 ‘살아있는 학습 공간’으로 부각되면서 재계가 나서서 교육 기부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산업 현장과 지식을 기부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의 산업현장이 초중고교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 교육과학강국실천연합과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기부 협약식’을 가졌다. 기업이 보유한 연구 생산 시설, 교육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창의 인성 및 현장체험 교육을 지원할 방침이다.

대한상의가 주축이 된 재계의 교육 기부 운동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도하는 ‘KOREKA(코레카·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적재산 기부)’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교과부가 올 초부터 각 지역 교육청과 정부 출연 연구소를 중심으로 KOREKA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민간기업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해 손을 잡게 됐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현재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독자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대한상의 집계에 따르면 50여 대기업이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험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꿈나무 과학교실’, LG의 ‘LG사이언스홀’, SK의 ‘해피스쿨’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소속 연구원들을 초등학교 지도교사로 파견해 과학수업을 진행하고, LG는 서울과 부산 두 곳에 체험형 과학관인 LG사이언스홀을 세워 운영 중이다. SK텔레콤은 학생들을 위한 경제교실과 진로 결정을 돕는 행복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금은 기업들이 산발적으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량을 모아 각급 학교의 정규 교육 과정과 연계한 현장 체험학습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한상의는 8월 중으로 교육기부추진본부를 설치해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소속인 교육기부사업단에 자문해 체계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SK텔레콤, 한국서부발전, 현대자동차, 종근당, OCI 등이 이번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참여 기업에는 ‘교육기부기업’이라는 현판을 제공해 국민들에게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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