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용 치킨 원산지 표시 실태 점검해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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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쓰는 프랜차이즈는 ‘양호’
외국산 쓰는 영세치킨집은 ‘미흡’

농수산물 원산지 표기법 시행에 따라 5일부터 배달용 치킨에도 원산지 의무 표기가 확대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점과 영세 치킨점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동아일보가 제도 시행 하루 전인 4일 서울 강남구 일대의 치킨점 8곳의 원산지 표시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원산지 표기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반면 영세 치킨점은 제도 시행 사실에 대해서도 모르는 점주나 종업원이 적지 않았다.

국내산 닭만을 원료로 사용하는 치킨점들은 원산지 표기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국산 닭만을 쓴다는 ‘네네치킨’ 신사점의 경우 제도 시행 전이지만 이미 배달용 포장지까지 ‘국내산’ 표기를 마친 상태였다. 역시 국내산 닭만 쓰는 ‘페리카나치킨’ 강남신사점 역시 메뉴판은 물론이고 포장용 상자와 봉투 등에 국내산 표시를 해 놓고 있었다. 네네치킨 관계자는 “닭 날개(윙) 등 부분육도 100% 국내산을 쓰고 있어 원산지 표기 의무화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원산지 표기를 해 왔다”고 말했다. 국내산 닭만을 원료로 쓰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원산지 표시 의무화를 계기로 ‘원산지 마케팅’을 펼쳐 매출 증대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부 냉동육과 부분육 제품에 덴마크산과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는 ‘BBQ치킨’은 홈페이지와 메뉴판에 원산지를 표기하고 배달용 포장지에는 원산지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을 택했다. BBQ 강남신사점 사장 김은채 씨(50)는 “원산지가 다른 제품이 섞여서 나갈 경우가 많은데 포장지마다 일일이 이를 반영하기가 어려워서 닭 공급업체에서 받은 원산지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에 속하지 않은 일부 영세 업소 중에서 수입 부분육을 취급하는 배달 위주 동네 치킨점의 원산지 표기 실태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었다. 강남구 신사동에서 치킨점을 운영하는 강모 씨(60)는 “원산지 표시 의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며 “포장지를 새로 인쇄하고 스티커까지 주문하면 우리 같은 구멍가게는 남는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김희진 인턴기자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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