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차협력업체, 상생案에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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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차 협력업체 승격시켜 ‘1차’ 늘리면 경쟁력 약화”

최근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상생협력 대책에 1차 협력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 3차 협력업체들을 승격시켜 1차 협력업체 수를 늘리겠다는 방안에 일부 1차 협력사들이 삼성 측에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도 1차 협력업체 확대가 원가절감의 핵심요소인 ‘모듈화’에 역행해 자칫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어 삼성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보 3일자 6면 참조
삼성전자 “2, 3차 협력업체 심사해 1차 협력사로 승격”


5일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 A사 대표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 삼성이 한 가지 부품에서도 1차 협력업체를 두세 개씩 두고 있는 상황에서 2, 3차 협력사를 추가로 올리면 기존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삼성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일부 1차 협력사들이 반대의 뜻을 삼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2, 3차 협력사를 승격시키면 부품수급이나 품질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와 여론의 압력에 밀려 현재의 최적화된 밸류체인(가치사슬·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건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상생협력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력업체들과의 논의를 일일이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도 “다만 납품구조 변화는 관리비용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원가, 물류상의 문제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2, 3차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이상으로 핵심부품을 책임지고 있는 1차 협력사와의 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에 삼성 경영진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의 2, 3차 협력업체들은 상생협력안이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거래관행을 막고 경영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2차 협력업체 B사 대표는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1차 협력사들이 중간에 떡 버티고 있어 빛을 못 보는 2차 협력사들이 적지 않다”며 “이번 기회에 이들을 1차 협력사로 승격시켜 기존 1차 협력업체들과 경쟁을 시키면 제품 경쟁력이 한층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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