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카페가 왜 ‘남편주차장’?

  • Array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마트 쇼핑 짜증내는 남편-아이 쉴 공간으로 안성맞춤

매장 안 시범설치… 매출 급증
이마트 올해 33곳에 확대 계획

“여보, 빨리빨리 사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그만 좀 보채요. 아직 살 것 엄청 많아요.”

주말 마트서 장보는 부부 사이에 흔히 나타나는 말싸움이다. 아내는 몇 시간이고 매장을 샅샅이 돌면서 새 상품이 무엇인지, 가격과 품질은 어떤지, 쿠폰 할인상품이 어디 있는지 살핀다. 하지만 남편은 카트 끌며 기다리는 시간이 하염없이 짜증날 뿐이다.

하지만 쇼핑 도중 남편과 아이를 ‘맡겨둘’ 공간이 생기면서 부부간의 마찰도 줄어들고 있다. 그 공간은 바로 이마트 매장에서 하나둘씩 늘고 있는 ‘푸드카페’다. 푸드카페는 고객이 쇼핑하다 매장 한가운데서 바로 간단한 음식을 사먹을 수 있게 꾸며 놓은 코너. 떡볶이 쌀국수 튀김 만두 등 분식은 물론 쇼핑카트에 담은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도 일부만 계산해 바로 먹을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오징어덮밥’ ‘부대찌개’ 등 즉석조리식품도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마트의 식품매장 한가운데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푸드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에 지친 고객들이 쉬면서 요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서 고객당 쇼핑시간이 길어졌다고 이마트 측은 밝혔다. 사진 제공 신세계 이마트
마트의 식품매장 한가운데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푸드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에 지친 고객들이 쉬면서 요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서 고객당 쇼핑시간이 길어졌다고 이마트 측은 밝혔다. 사진 제공 신세계 이마트
이마트 고객들은 요즘 이 푸드카페를 ‘남편주차장’ 또는 ‘베이비시터’라 부른다. 주부 쇼핑 시간을 재촉하던 남편과 아이들에게 먹고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쇼핑 시간을 늘리겠다는 이마트의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쇼핑을 마친 뒤 별도의 푸드코트로 이동해야 했고, 간단한 스낵이나 음료수를 먹으려 해도 한참 줄을 서 계산대에서 계산을 모두 마치고 나서야 매장 밖에서 먹을 수 있던 것과 비교하면 한결 간편해진 것이다.

매장내 푸드카페는 지난해 7월 이마트 청계천점에서 50평 규모로 시범 개장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신세계 이마트 김근만 마케팅팀장은 “주말 평균 쇼핑시간이 약 2시간이었는데 푸드카페가 들어선 뒤 30분 정도 쇼핑시간이 길어졌다”며 “청계천점은 푸드카페 도입 후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늘었다”고 말했다.

반응이 좋게 나타나자 이마트는 최근 왕십리, 자양, 죽전점 등에도 푸드카페를 열었다. 이마트는 현재 9곳인 푸드카페를 올해 33개 매장에 차례로 열 계획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