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따른 반등이냐, 해외發 횡보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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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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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들의 하반기 전망

‘반등의 시작이냐, 횡보의 지속이냐.’ 지수 1,750을 고점으로 올 상반기 내내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하반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행진에 대한 기대감이 반등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해외 악재의 영향을 감안한 신중론 역시 만만치 않다. 우리투자증권 등은 “연말까지 코스피가 2,000 가까이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을 낸 데 비해 대신증권은 “지수 1,500 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봤다. 각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이 내놓는 하반기 전망과 그에 따른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 “실적 상승-이머징마켓 부각, 본격 상승”

하반기 시장 흐름을 대세 상승 국면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꼽는 주요 근거는 국내 기업들의 국제경쟁력 향상과 원화 절상에 따른 수혜 효과 등이다. 특히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하반기 장세를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3분기부터 지수 1,700대 박스권을 뚫고 상승 추세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최고치를 1,920으로 잡았다”며 “과거와 달리 환율 하락에도 기업들이 흔들림 없이 최고 이익을 유지했고 상하이 증시를 비롯한 해외시장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국내시장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반등
국내기업 경쟁력 최대 모멘텀
선진국 대신 신흥시장 투자 늘 것

■ 횡보
남유럽 불안정 - 中 긴축 가능성
더블딥 아니라도 추세상승 어려워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를 비롯한 해외 악재들에 대해서도 “더블딥이나 경기 장기침체로 갈 개연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대세. 장기적으로는 선진국 대신 이머징마켓으로 외국인 투자를 순유입시킬 기회로 작용하리란 분석이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은성민 센터장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의 내수시장이 확대되고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경제성장지수가 선진국보다 앞설 것으로 본다”며 “경기선행지수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해외 악재로 시장 불안요소 여전”

올해 말까지 조정·횡보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남유럽발 재정위기,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주요 2개국(G2)의 경제성장 둔화 움직임 등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우려감이 하반기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신용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닌 데다 하반기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며 “국제금융의 불안정, 중국 긴축정책 가능성 등으로 국내 기업 실적이나 경기지표가 주가에 당장 반영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에서는 하반기 지수를 1,500∼1,800 사이로 예측했다.

한화증권의 정영훈 리서치본부장 역시 “더블딥 등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확률은 낮다 해도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남유럽 사태가 주가의 발목을 잡아 3분기까지는 반등, 반락을 계속하며 큰 틀에서 횡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경기 수혜주 vs 방어주로 투자의견 나뉘어

전망에 따라 세부 투자전략도 나뉜다. 박 센터장은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자동차, 정보기술(IT) 기업과 관련 장비업체를 함께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원화 절상과 경기회복에 대비해 항공, 금융주도 수혜종목으로 꼽았다. 은 센터장은 “이머징마켓 성장을 겨냥해 기존 포트폴리오 일부를 내수, 소재산업으로 조정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하반기 시장 역시 박스권을 오갈 것으로 보는 구 센터장은 “기대심리를 낮추고 목표 수익률을 명확히 유지해야 한다”며 “경기 방어적인 특성이 강한 철강과 내수 관련주 등을 살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 역시 “하반기 투자는 단기매매보다는 내년까지 길게 보면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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