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브리지스톤 타이어 ‘S001’

  • 동아일보

접지력 높은데도 조용 “고놈 참 신통하네…”

레이서들은 타이어에 대단히 민감하다. 타이어의 성능이나 특징에 따라 차의 동적 특성이 바뀌고 결국 경기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출발 직후의 초기 성능, 경기를 진행해 가면서 꾸준한 노면 접지력을 얼마나 발휘하는지를 나타내는 내구력, 미끄러질 때의 조종안정성, 온도에 따른 특성의 변화 등 따져야 할 것이 많다.

타이어에 천착하는 것은 비단 레이서뿐만 아니라 자동차 마니아나 고출력 차량 소유자들도 비슷하다. 타이어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 수준 높은 운전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울트라 하이퍼포먼스(UHP) 타이어가 브리지스톤의 신제품 ‘S001’(사진)이다. 한마디로 타이어 세계의 ‘명품’이다.

과거 UHP 타이어는 접지력과 고속주행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승차감이 좋지 않고 소음도 약간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최근엔 타이어 회사들의 기술력이 높아져 접지력과 고속주행 안정성, 핸들링 등 주행 관련 성능은 물론 승차감, 저소음 등 감성 품질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포르셰 ‘박스터s’에 S001을 끼고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우선 첫 느낌은 상당히 부드럽고 조용하다. 박스터s는 뛰어난 핸들링을 자랑하는 모델로 처음 장착돼 있던 모 브랜드의 순정타이어의 느낌과 완전히 달랐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잔진동을 걸러주지 못하고 요철 도로를 지날 때도 차 전체가 통통 튀어서 1시간 정도 주행하면 상당히 피곤했다. 그런데 타이어가 바뀌고 나니 이전의 박스터s가 아닌 것 같았다. 승차감이 단단한 스포츠세단의 느낌이었다. 타이어 소음도 줄어서 엔진의 음색도 더 또렷하게 들렸다.

타이어가 미끄러지지 않고 버티는 로드홀딩 능력도 높아졌는데 동일한 커브길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후륜을 의도적으로 미끄러뜨리는 드리프트를 시도했을 때 이전보다 미끄러지는 각도가 작었고 빨리 접지력을 회복했다. 커브길에서 타이어가 미끄러질 때까지 속도를 점차 높여갔을 때 급작스러운 동작을 보이지 않고 부드러운 마찰음과 함께 예측 가능할 정도로 미끄러짐이 시작됐고 이를 컨트롤하는 것도 까다롭지 않아 핸들링 안정성도 높았다. 브리지스톤은 이전 모델인 ‘RE050’에 비해 빗길 조종성과 내구성도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승차감이 부드러워진 만큼 시속 230km 이상에서 이전 타이어보다는 미세하게 차체에 흔들림이 있었고 핸들링 반응도 끼워져 있던 이전 타사의 타이어보다 살짝 느렸다. 종합해 볼 때 S001은 그립력, 안정감, 고속 주행능력 등 최고급 타이어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모두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나은 승차감을 위해 핸들링 반응은 일부 양보한 작품으로 판단된다. 이 타이어와 적합한 매칭은 BMW M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AMG 시리즈처럼 고출력 럭셔리 스포츠세단인 것 같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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