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에 기쁜 소식이 들렸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1분기(1∼3월) 북미지역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을 발표했는데, 삼성전자가 30.1%로 처음 점유율 30%를 돌파하며 2008년 3분기(7∼9월) 이후 7개 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북미 시장 진출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25.7%)에서도 1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국내 소비자들은 그리 유쾌하지 않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공식 홈페이지인 ‘삼성모바일닷컴’과 기업블로그, 트위터 등에 대대적으로 사과 공지글을 올렸습니다. 지난달 이 회사가 야심 차게 내놓은 첫 번째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 A’의 성능이 당초 발표와 달랐기 때문입니다.
올해 2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을 때 이 회사는 스마트폰 속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800MHz라고 발표했지만 2개월 후 실제 내놓은 제품 속 칩 속도는 720MHz였습니다.
누리꾼들은 즉각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e메일로 문의를 하니 ‘어떤 경로로 이 사실을 확인했는지 알려 달라’며 발뺌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졌고, “환불 받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삼성전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사과 공지까지 올리게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밝힌 이유는 이렇습니다. 마무리 과정에서 CPU 속도를 비롯한 세부적인 사항 몇 가지가 변경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CPU 속도를 800MHz로 하려면 기본 전력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속도를 좀 느리게 해서 기기 성능을 최적화했다는 것입니다.
기기를 만드는 일도, 이를 알리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때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그걸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히 성능이 낮아졌다는 데 대한 불만은 아닙니다. 소통을 원했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그 과정에 실망을 한 것이죠.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신경을 쓰다 보니 하드웨어 쪽 변경 사항을 알리는 데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후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 소비자들과 소통한 모습은 글로벌기업의 위상에 걸맞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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