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저금리 통한 유동성 확대국면 당분간 연장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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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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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위기론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유럽지역의 경기회복까지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지역에서는 빠른 경기 회복세에 물가상승 압력까지 더해져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호주는 최근까지 4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브라질도 지난달 말 1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출구전략에 동참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변되는 적극적인 출구전략은 시행 시기가 무척 중요하다. 적절한 시점을 놓치면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카드를 너무 일찍 빼들면 유동성의 힘으로 회복되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기회복의 확인과 인플레이션 우려의 두 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금리인상 시점을 고민할 만한 시기로 볼 수 있다. 한국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7.8%라는 괄목할 만한 수준을 보인 데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하면서 점차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3.9% 상승했으며 분기별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는 인도는 지난해 4분기 13.3% 급상승했다.

이처럼 금리인상의 조건인 빠른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이 감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출구전략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그 시기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확대된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일시적인 충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는 남유럽발 위기상황 때문에 주요국들의 출구전략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의 위기가 유로존의 지역 경제를 넘어 세계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를 꺾을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회복 속도를 둔화시킬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유럽 문제의 시발점이 그러하듯 각국 정부들이 무작정 돈줄을 풀어 놓던 지난해와 같은 재정적 접근을 추가적으로 하기 힘든 상황임을 고려할 때 경기회복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은 저금리 유지를 통한 유동성의 확대밖에 남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언론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출구전략 시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는 판단을 밝힌 바 있다. 물론 남유럽발 악재의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들에서는 금리인상을 시도할 수가 있다. 그러나 글로벌 주요국들의 형편이 한국 정부와 별반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유동성 확대국면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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