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상장하는 삼성생명의 주당 공모가가 11만 원(액면가 500원)으로 결정되면서 삼성생명 주식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재산목록 1호에 올랐다. 이 회장의 재산 가운데 가장 큰 몫이 삼성전자 주식에서 삼성생명 주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이 회장은 지난해 말 현재 이 회사 주식 415만1918주(20.76%)를 보유했지만 올 1월 삼성생명이 10 대 1로 액면 분할되면서 보유 주식이 4151만9180주로 늘어났다. 23일 확정된 삼성생명의 주당 공모가 11만 원을 적용하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가치는 4조5671억 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498만5464주(3.88%)와 우선주 1만2398주를 23일 종가(83만 원)로 계산하면 4조1445억 원이다. 삼성생명의 주식 가치에 비해 4000억 원가량 적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의 공모가 확정으로 약 1조6600억 원의 장부상 차익을 거두게 됐다. 이 회장이 1999년 삼성자동차가 금융회사에 진 2조4500억 원의 부채를 갚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를 채권단에 내놓을 당시 주당 70만 원으로 산정했다. 삼성생명의 공모가를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당 110만 원이므로 이 회장은 11년 만에 주당 40만 원의 장부상 차익을 올린 셈이다.
한편 삼성생명의 상장으로 이 회장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제치고 국내 최고 주식 부호의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3일 종가 기준으로 정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4조6094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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