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는 시중금리 오르면 손보사는 車보험료 오르면 뜬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 같은 보험업종… 다른 투자전략
생보사 고금리때 판 상품 부담 줄어들어
손보사 자동차보험에 수익의존 비중 커


대한생명이 17일, 삼성생명이 상반기에 증시에 상장하면서 보험업종의 투자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보험업종은 크게 생명보험(생보)과 손해보험(손보)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이전에는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흥국화재 등 손보사만 상장돼 있었지만 동양생명이 들어오면서 다양해졌다. 같은 보험업종이라도 주요 상품의 성격이 다르고 현안도 같지 않아 생보와 손보는 투자 전략이 다르다.

○ 생보, 금리를 눈여겨봐야

생보사는 변액보험,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을 주로 취급한다. 통상 장기보험은 계약기간이 1년 초과인 보험을 말하지만 생보사의 상품 만기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40∼50년이다. 장기상품을 팔다보니 금리 리스크가 손보사보다 훨씬 크다. 특히 생보사들은 1997, 98년 외환위기 때 형성된 고금리로 팔았던 만기 15∼20년의 상품을 여전히 안고 있다. 낮게는 6.5%에서 높게는 10%대 후반의 고금리로 팔았던 상품들은 시중금리 4%대인 현재 역마진을 내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고금리 상품의 부담은 대체로 보험기간 중간에 자금이 필요할 때 쓰려고 적립한 책임준비금의 30∼40%에 이른다”며 “다행히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대 자기자본이익률(ROE) 변동치는 손보가 1 대 1인 반면 생보는 1 대 2.5 혹은 1 대 4.3 등으로 훨씬 높다. ROE가 높을수록 주가가 오른다는 주식시장의 속성상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금리민감도가 높은 종목이 혜택을 더 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체에 직면한 생보사는 미래 성장동력을 언제, 누가 찾느냐에 투자의 성패가 달려 있다.

최근 4∼5년간 변액보험시장이 활짝 열리면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둔화된 상태. 또 종신보험의 시장 증가율도 멈춘 상황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는 금융산업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 시중에 매물로 나온 은행들을 살 만한 자금을 가진 곳이 현실적으로 생보사이기 때문. 생보사와 은행은 자산규모가 크고 상품도 비슷하다. 보험상품도 모두 팔고 있어 보완효과가 크다. 전문가들은 “아직 가능성의 단계이긴 하지만 은행권의 인수합병(M&A)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손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관건

손보사의 사업구조는 의료실손보험 같은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일반 기업성 보험으로 구성된다. 생보와 공통영역인 질병 상해 간병보험은 특정시기에 매출이 늘어나지 않아 눈이 오는 겨울철, 행락객이 많은 봄철 등 계절에 따라 사고율이 달라지는 자동차보험에 수익을 의존하는 구조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변동폭은 물가에 연동된다. 자동차 공임이나 부품가격이 물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보험료는 매년 물가인상폭(약 4%)만큼의 인상압력을 받게 된다. 사고다발 차량의 보험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이 압력을 일부 흡수한다고 할 때 매년 2% 정도의 인상 압력이 늘 발생하는 셈이다. 2007년 2월 자동차 보험료가 5% 인상된 뒤 3년이 지난 현재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보험료가 오르면 손보사들의 주가는 상승 탄력을 받는다”며 “만일 사고가 잦은 중고차에 대해 보험료를 올리도록 정책이 바뀐다면 보험료 인상 압력에도 변화가 생기므로 투자자들은 정책적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