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5월 LPG시장 진입, 공정위가 반기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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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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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SK가스 ‘빅2’ 체제
삼성토탈 가세로 지각변동
“담합 줄고 가격인하 기대”


삼성토탈이 5월부터 액화석유가스(LPG) 판매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E1과 SK가스를 중심으로 한 ‘메이저 2개 회사’ 체제인 LPG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참여하면서 담합이 줄어들고 소비자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삼성토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공장에 530억 원을 투자한 LPG 탱크가 완성되는 5월부터 LPG 판매에 직접 나선다. 삼성토탈은 연간 100만 t을 중동에서 직접 수입해 60만 t을 자체 소화하고, 40만 t을 자동차용 LPG 등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LPG 시장은 저장시설, 배관망 등 초기 설비투자비가 많이 들고 정부 규제도 강해 진입장벽이 높다. 현재 E1,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6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장 영향력이 큰 곳은 LPG를 직접 수입해 오는 E1과 SK가스 두 곳이다. 2008년 기준으로 LPG 업체 6곳은 연간 809만8000t의 LPG를 판매했다.

삼성토탈이 시장에 내놓을 물량은 연간 40만 t에 불과하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5% 정도. 하지만 언제든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수입사인 데다 내년 말에 추가로 저장탱크를 만들어 수입 규모를 배로 늘릴 예정이어서 향후 LPG 시장은 E1, SK가스, 삼성토탈의 3파전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삼성토탈 측은 “초창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추며 공격적으로 영업할 것”이라며 “다른 수입사들도 자사(自社) 이익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경쟁이 일어나 결국 소비자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삼성토탈의 시장 진입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시장을 2개 회사가 지배하다가 3개 회사가 경쟁하는 과점(寡占) 상태로 바뀌면 담합이 힘들어진다”며 “삼성토탈의 시장 진입은 한 개의 시장 참여자가 늘어난다는 의미 이상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6개 LPG 업체는 담합으로 공정위로부터 사상 최대 과징금(6689억 원)을 부과받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정부는 진입규제를 낮춰 경쟁을 늘리고 소비자 이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가스산업에 대한 신규 사업자의 등록요건을 지속적으로 완화해 더 많은 수입업체가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구조상 LPG 가격 인하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LPG 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LPG 공급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국제 LPG 가격을 통보하면 국내 업체들이 환율, 운임, 인건비 등을 반영해 결정하는 구조”라며 “마진을 누릴 수 있는 폭이 매우 적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가 늘더라도 가격 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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