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연임 성공 정문국 알리안츠생명 사장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신뢰경영으로 업계4위 되찾겠다

파업-금융위기 내우외환 딛고 작년 재무안정성 업계 최고

2007년 알리안츠생명 최초의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정문국 사장(사진)이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내세운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 성과를 보이면서 독일 본사도 신뢰를 보낸 것이다. 알리안츠생명은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1999년 제일생명을 인수해 세운 회사다.

정 사장은 3년의 첫 임기 가운데 절반 이상을 ‘비상시국’ 속에서 보냈다.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알리안츠뿐만 아니라 전체 보험업계가 맞닥뜨린 큰 위기였다. 고객들의 보험 해약 러시에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는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같은 해 초엔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한 노동조합의 파업도 있었다.

이 같은 내우외환 속에서 정 사장이 강조한 경영전략은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단기성과보다는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영업체제를 재정비해 불완전 판매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정 사장은 “보험은 결국 믿음이라는 상품을 파는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위험관리를 통해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을 다지는 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안정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알리안츠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352.6%에 이른다. 22개 생명보험사 평균인 202.7%에 비해 149.9%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다.

2008년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4∼12월 3개 분기 동안에만 576억 원 흑자로 돌아섰을 만큼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초의 한국인 CEO로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는 이런 성과들이 깔려 있다.

정 사장은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현재 업계 5∼6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알리안츠생명의 위상을 4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직원들에게 ‘고객 중심주의’를 강조한다. 고객이 요청하면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보험 업무를 처리해 주는 고객방문 서비스는 고객 중심주의에 기초해 도입한 대표적인 서비스. 지난해 시작된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고객이 회사를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보험금 신청부터 보험기간 변경, 변액보험 펀드 변경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또 2008년 12월부터는 고객들이 평가한 직원의 서비스를 점수화해 인사고과에도 반영하고 있다.

정 사장은 “외형 성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질적인 성장”이라며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삼아 영업 절차를 개선하고 기본에 충실한 성장으로 임기 내에 꼭 업계 4위에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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