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토마스 델라 카사 맨인베스트먼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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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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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딥 전제로 분산투자 바람직

2∼3년간 세계경제 부진… 초저금리 상황 유지될 것

“세계 경제가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10% 이상으로 매우 높고 각국 중앙은행이 이런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어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대안투자(AI·Alternative Investment)를 전문으로 하는 스위스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맨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델라 카사 연구분석그룹 본부장(사진)은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카사 본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정상화되는 과정이 일각의 낙관론과는 달리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2∼3년간 세계 경제의 부진이 예상되므로 자산을 분산해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두 가지 과제로 각국의 총부채가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줄어들지 않았고 유동성 흡수과정에서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기업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최근 18개월간 미국 경제는 가계 부채가 점진적으로 줄어든 반면에 정부 부채는 급격히 늘어 총부채 규모가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총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00%로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는 그동안 정부가 민간부채를 떠안은 결과”라며 “이러한 상황은 유럽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축소할 수밖에 없고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산업생산은 위축되고 실업률은 높아져 민간소비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소비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치는 사태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사 본부장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빛을 발할 수 있는 투자전략이 바로 헤지펀드와 같은 분산투자”라며 “지금 증시를 보면 같은 부문(섹터)이나 업종이라도 종목별로 수익률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때 기회를 잘 포착할 수 있는 주식 롱숏 전략이 가장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롱숏 전략은 주식에 대한 매수(롱)와 매도(숏)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 수익을 얻는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중립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가장 기본적인 운용 전략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 때문에 헤지펀드가 입을 타격에 대해서는 “은행이 자기매매를 안 하면 그 물량이 유입되는 헤지펀드에 더 유리한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면서도 “규제안의 내용이 구체화되는 것을 지켜봐야 헤지펀드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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