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다 같은 타이어가 아니다” 시속 300㎞도 거뜬한 괴력을 보라

  • Array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접지력 뛰어난 ‘초고성능 타이어’ 매출 급증 추세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브리지스톤 등 ‘성능 전쟁’

《초고성능(Ultra High Performance: UHP) 타이어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UHP 타이어는 접지력이 뛰어난 재질에다 일반 타이어보다 폭이 넓고 사이드 월은 얇아 고속주행 안정성이 높다.
시속 300km의 고속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노면 상태에 빠르고 섬세하게 반응해 초고속으로 달릴 때도 직진 주행성능과 코너링이 탁월하다.
타이어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타이어를 고를 때 단순히 내구성만 따지던 것에서 점점 주행 안정성과 핸들링을 중시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운전의 재미’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입차가 늘고 최근 나오는 차들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타이어 성능에 대한 요구도 그만큼 높아진 데다 여태까지 일반 타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UHP 타이어도 기술 발전으로 소음과 진동이 대폭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물론 일반 타이어에 비해 가격이 2∼3배 비싸 수익률이 좋은 UHP 타이어에 각 타이어 회사들이 공을 들인 영향도 있다.》

○ 모터스포츠 후원으로 기술력 쌓아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4조8099억 원 중 19.7%인 9476억 원이 UHP 타이어에서 발생했다. 2005년에는 전체 매출 2조172억 원 중 UHP 타이어 매출이 2522억 원(12.5%)이었다. 한국타이어 측은 “UHP 타이어는 매우 기술집약적인 제품”이라며 “우리는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아우토 빌트 스포츠카’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전문지에서 최고 등급 평가를 받는 등 품질 향상을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의 UHP 타이어는 △벤투스 S1 evo △벤투스 R-s3 △벤투스 V12 evo △벤투스 S1 noble 등. 올해 4월 출시 예정인 벤투스 R-s3는 첨단 레이싱 타이어의 컴파운드 및 구조 설계기술을 직접 적용한 신제품으로 세계 유명 하이그립 스포츠타이어보다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벤투스 R-s3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모터스포츠 제품의 재료기술을 그대로 응용하여 적용시켰다”며 “한국타이어의 레이싱 테크놀로지가 고스란히 적용된, 순수 모터스포츠 혈통의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UHP 타이어를 전 세계에서 1조1209억 원어치 판매한다는 목표다.

UHP 타이어 브랜드 ‘엑스타(ECSTA)’를 2002년 정식 론칭한 금호타이어는 10개가 넘는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최상급인 ‘엑스타 LX’는 조종안전성, 배수성, 제동력, 승차감 등 각 기능을 역학적으로 분석해 접지면이 최상의 성능을 갖도록 좌우측 형상을 다르게 디자인했다. 젖은 길 핸들링에 특히 강하고 일반 UHP 타이어에 비해 내마모성이 30% 더 우수하다는 설명. ‘엑스타 DX’는 국산 UHP 타이어 중 처음으로 소음과 승차감을 대폭 개선해 승차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성큼 다가갔다. 극한의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엑스타 XS’는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평가가 높다.

F3 유로시리즈와 마스터스 F3, 호주 F3 대회의 공식타이어 공급업체인 금호타이어는 1982년부터 각종 모터스포츠를 후원하며 기술력을 축적해 UHP 타이어 개발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UHP 타이어의 시장 점유율은 미슐랭, 굿이어 등과 함께 세계 ‘빅 5’에 속할 정도로 제품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 UHP ‘원조’ 수입 타이어 업체도 약진
타이어 판매량 세계 1위 브랜드인 브리지스톤도 UHP 타이어 매출이 최근 2∼3년 동안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브리지스톤 코리아는 국내에서 크게 프리미엄 UHP 타이어 ‘포텐자’, 역동적인 운전의 재미를 주는 ‘아드레날린’, 정숙함과 안락함 속에서도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한 ‘투란자’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포텐자와 아드레날린은 접지력과 코너링이 우수하지만 소음과 승차감은 다소 밀리는 스포츠형, 투란자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성능과 편안함을 강조하는 컴포트형이다.

이 중 ‘포텐자 RE050’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 내수판매 차량에 표준타이어로 장착되고 있다. 현대차가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 차량에 수입브랜드 타이어를 기본으로 장착한 것은 제네시스 쿠페가 처음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포르셰, 페라리, 마세라티와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와 아우디, BMW의 고성능 프리미엄 세단들에 포텐자 RE050이 표준타이어로 장착되고 있다.

미슐랭 타이어는 UHP 계열로 ‘파일럿스포츠2’를 국내에서 팔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1∼6월) 중 ‘파일럿스포츠3’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슐랭 타이어는 이달 중 스페인에서 파일럿스포츠3 글로벌 판매 개시 행사를 열 예정이다.

타이어업계는 앞으로 UHP 타이어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판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출력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경기가 회복되면서 스포츠카의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타이어의 휠 사이즈와 휠 폭이 커지는 추세에 따라 UHP 타이어도 17인치, 18인치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패턴 디자인도 주행성능, 핸들링 성능 등을 고려한 비대칭 패턴 제품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사이드 월은 화려한 디자인에서 기능과 성능을 강조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 나오는 UHP 타이어들이 정숙성과 안락함 등 승차감을 크게 개선하면서 UHP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