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활자매체를 살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8일 2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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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가 등장하면서 콘텐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출판사와 신문사, 잡지사 같은 활자매체를 다루는 전통 미디어업계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 애플이 디지털 음악 시장을 열어 음반업계를 구원한 것처럼 활자매체 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반면 애플의 아이북스 스토어가 콘텐츠 업계의 수익을 갉아먹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일단 출판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출판사들이 그동안 전자책 시장을 선점해왔던 아마존닷컴에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닷컴은 신간과 베스트셀러의 가격을 9.99달러로 일괄 책정해 출판사들의 원성을 샀다. 또 아마존닷컴이란 한 업체가 시장을 독점해 가는 것도 우려됐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패드 발표를 앞두고 출판사와 협상 과정에서 전자책 가격을 출판사가 자유롭게 정하게 했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비싸면 안 된다는 제한만 있을 뿐이다. 출판사들은 아마존보다 약간 비싼 12.99~14.99달러에 전자책을 판매할 계획이다. 또 아마존닷컴과 애플이 경쟁을 벌이면 출판업계에도 더 많은 혜택이 돌아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반면 신문사의 득실은 아직 불확실하다. 소비자는 돈을 내고 책을 사는데 거부감이 없어서 전자책에도 기꺼이 돈을 내지만 신문은 온라인에서 무료로 뉴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신문사들은 독자들이 과연 구독료를 내고 아이패드에서 신문을 볼지 회의적인 분위기다.

스티브 잡스는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를 설립한 뒤 "'매킨토시 컴퓨터'를 아는 사람들은 정보기술 업계 사람들뿐이었지만 영화 '토이스토리'는 모두가 안다"고 말했다. 그가 콘텐츠 비즈니스에 관심을 둔 것도 이때부터다. 이후 잡스는 음악과 영화, 게임까지 애플의 사업 영역을 넓혔다. 활자매체 분야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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