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휴일 감소로 예상되는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백화점업계가 기업의 창립기념일 등 ‘작은 휴일’ 챙기기에 나섰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500명 이상을 고용한 국내 기업의 창립기념일을 파악해 목록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백화점은
창립기념일이 파악된 기업 종사자 중 백화점 등록 고객에게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사용 가능한 사은품 쿠폰이나 할인행사 정보 등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송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이 기업의 창립기념일 챙기기에 나선 이유는 올해 유난히 적은
공휴일 때문이다. 올해 설날(2월 14일), 현충일(6월 6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등이 일요일과
겹치면서 휴일이 법정공휴일과 일요일을 포함해 총 62일(토요일 포함 시 112일)밖에 되지 않는다. 향후 10년 동안 가장
공휴일이 적은 해다.
휴일 매출이 평일보다 월등히 높은 백화점 입장에서 휴일 감소는 매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자사 매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휴일 백화점 방문 고객 수는 평일보다 31.4%, 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은 48.8%, 전체 매출액은 95.5% 많았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휴일이 하루 줄어들면 평일 영업을 이틀 못한 것과
같은 타격을 입는다는 얘기다. 현대백화점은 휴일이 5일 늘어나면 백화점 연매출이 1%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 백화점의 연 매출신장률이 5% 남짓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공휴일 증가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모션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
백화점이 덩치 큰 기업들의 창립기념일처럼 고객들의 ‘작은 휴일’을 활용해 모든 직장인이 쉬는 ‘큰
휴일’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매출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이른바 ‘프티 홀리데이’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창립기념일
휴무를 맞은 직장인에게 할인쿠폰이나 세일정보 같은 ‘쇼핑 인센티브’를 맞춤 제공해 백화점을 찾게 만들겠다는 것.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줄어든 공휴일은 매출에 마이너스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고객들의 숨은 휴일을 적극 발굴하면 손실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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