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는 늦었지만 3D는 선도할 것”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22일 03시 00분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3년간 고3수험생처럼 일해
이제 대학 새내기 된 기분

올해로 취임 4년째를 맞는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 그는 “매출 1등보다는 수익성 1등이 더 좋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LG디스플레이
올해로 취임 4년째를 맞는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 그는 “매출 1등보다는 수익성 1등이 더 좋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LG디스플레이
2007년 초 적자 상태의 LG디스플레이(당시 LG필립스LCD) 경영을 맡은 권영수 사장은 당시 “고3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고3 수험생처럼 열심히 일해서 하루빨리 흑자를 내겠다는 의미였다. 그로부터 3년 후, LG디스플레이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연매출이 20조 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20일 실적 발표 후 만난 권 사장은 “올해는 대학 새내기가 된 기분”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는 대학생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학 새내기로서 권 사장이 올해 역량을 집중하려는 분야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 등 미래 사업 분야다. 그는 우선 화제가 되고 있는 3차원(3D)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언급했다.

권 사장은 “3D는 LG가 먼저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앞서갈 기초를 마련했다”며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 TV 분야에서는 밀렸지만, 3D만큼은 꼭 시장을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태양전지, 전자종이(e페이퍼)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OLED는 휴대전화 같은 작은 액정 분야에선 높은 비용 등을 고려해 선두업체를 슬기롭게 뒤쫓는 ‘스마트 폴로어(Smart Follower)’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TV용 OLED 패널 분야에선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말했다.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장비업체와 합작으로 LG디스플레이 고유의 장비를 개발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별도로 태양전지 사업을 하고 있는 LG전자와는 본격 양산시점 이전에 관련 사업이 합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e페이퍼 분야에도 계속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개발한 타블로이드신문 한 면 크기의 휘는 전자종이에 대해서는 “금년 말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외국 신문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권 사장은 중국 광저우에 추진하는 생산라인 구축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LG의 기술을 선호하고 고객들도 우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 2, 3월경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사장이 이처럼 새로운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은 임직원들이 자신을 잘 믿고 따라줘 회사가 본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사장으로 왔을 때는 직원들이 반신반의했습니다. 숫자만 알던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었죠. 하지만 요즘에는 공장에 가면 직원들이 다가와서 악수를 청하고 사인도 요청합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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