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해외 한식당 리모델링부터”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22일 03시 00분


농식품부 올해 92억 투자… 영세식당 개조프로그램 가동
세계 6개도시에 ‘한식당협의체’ 만들어 식재료 공동 구매
민승규 농식품부차관 29~31일 도쿄-베이징 한식당 사장 면담

요즘 농림수산식품부 민승규 제1차관(사진)의 책상 위엔 강의 자료가 항상 놓여 있다. ‘한식당 발전을 위한 컨설팅’이라는 제목의 이 자료를 민 차관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고치고 또 고친다. 그가 이처럼 열심히 준비하는 이유는 특별한 수강생들 앞에 서기 때문. 민 차관은 29일 일본 도쿄(東京)를 찾아 현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31일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베이징(北京)의 한식당 사장들을 만난다.

민 차관은 “수십 년째 외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해온 한국인 사장들은 한식을 퍼뜨린 일등 공신”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한식당이 오래되고,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이들에게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경영 노하우 등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농식품부 실무자들을 제쳐두고 민 차관이 직접 나서는 이유는 해외 한식당 사장들에게 정부의 의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줌으로써 한식 세계화 작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가 한식 세계화의 큰 틀을 만드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구체적인 지원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차관이 소개할 한식당 컨설팅은 영세한 한식당의 개조 작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테리어 개선은 물론 메뉴 구성, 홍보, 시장조사 등 식당 운영과 관련된 모든 것이 포함된다. 농식품부는 낡은 한식당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면 한식 세계화와 국격(國格) 높이기의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용 문제로 공사를 망설이는 한식당을 위해선 업소당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한식당이 많은 도시에선 ‘한식당 협의체’를 만드는 사업도 진행된다. 농식품부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大阪), 중국 베이징 상하이(上海),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6개 도시에서 한식당 협의체를 구축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각 업소가 개별적으로 식재료를 구입해 왔다”며 “협의체가 구성되면 식재료 공동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게 되고 홍보 팸플릿 공동 제작, 조리기구 공동 구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5월부터 이들 6개 도시의 aT(농수산물유통공사)센터를 통해 협의체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해외 한식당 종사자에 대한 조리·서비스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농식품부는 2월 안에 교육기관을 선정한 뒤 각 기관이 연간 500여 명씩 교육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우수 한식당에 대해 기존의 ‘인증제’ 대신 ‘추천제’를 도입하고 추천을 받은 업소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집중 홍보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해외 한식당 지원을 위해 올해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32억5000만 원. 여기에 시장정보 조사, 국내 한식당의 해외 분점 개설 지원 등의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총 92억5000만 원의 예산이 ‘한식 세계화 사업’에 투입된다.

정부는 한식 세계화 사업을 통해 현재 1만여 개인 해외 한식당을 2017년까지 4만 개로 늘리고 국산 농식품 수출도 연간 44억 달러(2008년 기준)에서 100억 달러(2012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해외 한식당 경영 개선 컨설팅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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