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삼겹살 납품가 후려치기 전쟁 속 롯데마트가 납품가 올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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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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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가공 회사들 사정 감안… 가격전쟁 이전으로 환원

최근 대형마트의 ‘가격 전쟁’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품목은 무엇일까요? 지난 주말 대형마트들이 각각 수억 원어치를 판 서민의 식품, 삼겹살입니다. 그런데 롯데마트가 최근 양심적으로 삼겹살 납품가를 가격 전쟁 이전 수준으로 높인 사실이 본보 취재 결과 밝혀졌습니다.

평소 삼겹살 100g을 국내 육가공 회사로부터 1330원에 납품 받아 1880원에 팔던 롯데마트는 이마트의 가격 인하가 시작된 7일 삼겹살 판매가를 100g당 970원으로 떨어뜨리면서 납품가도 1100원으로 후려쳤었죠. 하지만 13일 삼겹살 납품가를 1330원으로 ‘정상화’했습니다. 이마트는 14일 삼겹살 가격을 다시 100g당 870원으로 내렸고, ‘이마트보다 무조건 10원 싸게’를 내건 롯데마트는 ‘울면서’ 860원으로 인하했습니다. 고로 롯데마트는 현재 삼겹살 100g을 1330원에 납품 받아 860원에 팔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왜 삼겹살 납품가를 올렸을까요. 롯데마트 관계자는 “돼지 한 마리(약 50kg)를 잡아도 삼겹살은 10kg 정도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돼지 부위는 고스란히 재고 부담을 안는 육가공 회사들의 사정을 감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롯데마트는 선행을 하나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간단한 산수를 해보겠습니다. 한 고객이 삼겹살을 기존(100g당 1880원)보다 1020원 싼 860원에 1kg을 구입하면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1만200원을 손해 보는 셈입니다. 대형마트 평균 유통 마진율 15%를 대입해 계산해 보면 고객 한 명당 기존보다 6만8000원을 더 써야 한다는 셈이 나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롯데마트는 넘쳐난 고객으로 그 이상의 매출 성과를 얻었습니다. 대형마트는 밑지고 파는 듯해도 실은 ‘미끼상품’ 덕분에 전체적으론 이득을 봅니다. 어쩌면 롯데마트는 경쟁회사에 삼겹살 물량을 뺏기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가를 올렸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대형마트 가격 인하의 진원지인 이마트 측은 평소 100g당 1400원이던 삼겹살 납품가를 이번에 1100원으로 낮춘 후 다시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삼겹살 납품가는 언제 정상화될지 궁금합니다.

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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