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重 베트남 신공장 ‘두산비나’ 가보니…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에 인건비로 한국의 17분의 1
직업훈련원 세워 숙련공 양성… 亞 신흥시장 전진기지로
《“우리 손으로 이렇게 대단한 물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30일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생산공장인 ‘두산비나(Doosan Vina)’에서 만난 부이반리 씨는 인도네시아 수출을 앞두고 한창 조립 중인 대형 부두 크레인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두산비나는 두산중공업이 올해 5월 글로벌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새롭게 지은 베트남 생산법인. 베트남 중부 다낭 시에서 동남쪽으로 80km가량 떨어진 ‘중꾸엇 공단’에 위치해 있다.》
30일 베트남 중꾸엇 공단에 있는 두산중공업의 현지 생산법인 두산비나에서 현장 직원들이 발전소용 보일러 생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두산중공업
○ 베트남 거점 신흥 인프라 시장 공략
중꾸엇 공단은 베트남 정부가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의욕적으로 조성하는 공단이다. 우리나라의 울산공단을 벤치마킹했다. 두산중공업은 이 지역에 2007년부터 3억 달러를 투자해 110ha(약 33만 평) 용지에 5개 공장을 지었다. 발전소용 보일러, 해수담수화설비, 운반설비, 화공 플랜트 등 각종 인프라 시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두산비나는 5개 공장 외에도 자체 부두와 항만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조봉진 두산비나 법인장은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중심인 데다가 중꾸엇 공단은 전용부두를 세울 수 있는 해안까지 맞닿아 있어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철판 용접과 설비 조립이 한창인 공장들 바로 뒤로는 푸른 바다가 넘실댔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신흥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기에 최적의 입지 조건이란 설명이다. 진출 초기 4년간 법인세 완전 면제, 70년까지 법인세 10% 적용, 수출용 수입관세 면제 등 베트남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도 파격적이었다. 인건비도 한국의 17분의 1에 불과하다.
○ 베트남에서도 ‘사람이 미래다’
그러나 진출 초기 문제도 있었다. 주변 지역이 소도시이거나 작은 마을이다 보니 고급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한다. 두산중공업은 투자 결정 직후 공장에 직업훈련원을 세우고 한국의 고기능 숙련공을 파견해 현지 직원 양성에 나섰다. 이들은 8주간 기초 기능교육을 받은 후 공장에서 다시 1년간 실습훈련을 받았다. 현재 두산비나에서 일하는 베트남 직원 1100여 명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기능 인력들이다. 조 법인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손재주도 좋다”며 “2011년까지 두산비나의 생산성을 창원공장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두산비나는 공장 준공 1년도 안 돼 이미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에 대형 해수담수화 플랜트용 증발기를 수출하는 빠른 성과를 냈다. 현재도 브라질 발전소에 공급할 보일러 설비를 비롯해 루마니아로 갈 배열회수보일러(HRSG), 인도네시아로 출하될 플랜트 설비 등을 제작하고 있다.
최근 세계 인프라 시장은 동남아, 남미 등 신흥국가 주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베트남도 매년 전력수요가 15%씩 급증하는 만큼 대형 신규 발전소 설립이 계속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실제 올해 베트남은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6.5% 성장을 이뤄냈다. 발전설비 국산화를 위한 프로젝트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두산 측은 현재 베트남 정부 제안으로 이 프로젝트에 기술 자문 파트너로 참여하는 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 안이 성사되면 두산비나는 향후 건설될 석탄화력발전소 수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현재 연 1억2000만 달러 수준인 두산비나의 생산규모를 2015년까지 7억 달러로 늘릴 계획”이라며 “현지 직원 고용도 3000명까지 확대해 베트남 중공업계를 선도하는 국민기업으로 두산비나를 키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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