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저금리 기조,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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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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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은총재 “당분간 경기회복 초점… 신종플루, 경제에 충격 줄 수도”
금리 9개월째 2% 동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개월 연속 동결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지금의 2.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2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0%로 낮춘 뒤 3월부터 9개월째 동결한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최근 경기의 빠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리 동결은 대다수 전문가가 예상했던 대로다. 하지만 시장은 금융완화의 부작용을 강조해 온 ‘매파’ 이 총재의 발언 수위가 한결 누그러진 데 주목했다. “이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08%포인트 급락하는 등 채권금리가 일제히 하향세를 보였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황에서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 수요의 확대 정도와 세계경제 회복 추이를 봐가며 당분간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춰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 말까지는 금리를 올릴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는 여름부터 상황이 나아지면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내수도 다소 호전됐다”며 “3분기부터는 민간 수요도 늘고 수출도 당분간 괜찮을 것으로 보여 경기회복세가 4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4분기에도 높지는 않지만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연간 성장률이 플러스일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플러스면 연간 성장률도 0%를 넘을 가능성이 높지만 계절조정 변수 등이 여전히 불투명해 정확한 연간 성장률은 4분기 실적이 나온 뒤에야 알 수 있다.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미국 유럽 등 은행의 여신 활동이 아직 활발하지 못하고 주요국의 경기 전망도 불확실하다”며 “국내에서는 재정정책 효과가 약해질 텐데 민간의 소비와 투자가 얼마나 받쳐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최근 2, 3주처럼 빨리 퍼져 나가고 겨우내 지속된다면 국내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신종 플루가 빠르게 확산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을 0.2∼0.3%포인트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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