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0명 수용 초호화 ‘바다 도시’ 출항!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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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 사상최대 크루즈선 ‘오아시스’호 인도



갑판에 길이 100m ‘센트럴 파크’

대형식당 3100명 한꺼번에 식사

12월 첫 항해 예약 모두 매진

《지난해 한국 기업 STX가 인수한 STX유럽이 28일 사상 최대 크루즈선 ‘대양의 오아시스(The Oasis of the Seas·이하 오아시스)’호를 건조해 크루즈 해운업체인 ‘로열캐리비언크루즈라인(RCCL)’에 인도했다.》

STX유럽은 이날 핀란드 투르쿠 조선소에서 오아시스 호의 건조를 마무리 짓고 강덕수 STX그룹 회장, 리처드 페인 RCCL 회장, 신상호 STX유럽 대표, 마르틴 란트만 STX핀란드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식을 열었다.

이 배는 최대 6360명의 승객과 2100명의 승무원을 태울 수 있는 규모. 약 8500명이 함께 사는 작은 도시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옆에서 보면 축구장 3개 반을 이어 붙여놓은 것과 같은 361m 길이에 객실이 아파트 16층 높이(72m)로 차곡차곡 쌓여있다.

이 배는 기술적으로도 ‘오픈 카 형태의 크루즈선’이라고 할 만한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크루즈선과는 달리 선박 내부공간을 비워 배 한가운데에 100m 길이의 ‘센트럴파크’라는 거대 공원을 조성하고 배 테두리 쪽에 선실을 배치한 형태. 2700여 개의 객실 중 75%에 베란다가 있어 조망이 좋다. 센트럴파크에는 이날 인도된 배가 30일 투르쿠를 떠나 목적지인 미국에 닿는 대로 2200여 그루의 열대 나무를 바로 현장에서 옮겨 심을 예정이다. 이 배에서는 바다가 보이는 객실보다 공원을 바라보는 객실 요금이 더 높게 책정된다.

이와 함께 배 위에는 분수 쇼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수영장 형태의 ‘아쿠아 시어터’,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아이스링크, 1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극장, 31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대형 식당 등도 갖추고 있다. 승객들이 배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내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미 12월부터 미국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을 출항해 카리브 해를 유람하는 첫 항해의 예약은 모두 매진됐다.

신상호 대표는 이날 인도식에서 “오아시스호는 STX가 보유한 세계 최고 건조 기술력 및 디자인이 집약된 선박”으로 “STX유럽이 크루즈선 건조 분야에서 차지하고 있는 세계 1위의 확고한 입지를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11월 ‘아커야즈’에서 이름을 바꿔 STX그룹에 편입된 STX유럽은 현재 건조됐거나 건조 중인 크루즈선 중 크기 기준으로 1위부터 14위에 해당하는 선박들을 싹쓸이하는 등 대형 유람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독일 마이어베르프트와 함께 세계 3대 크루즈선 건조사로 꼽히는 STX유럽은 모두 16개의 조선소 중 핀란드와 프랑스 내 5개 조선소에서 크루즈선을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에서 수주 잔량 기준으로 3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오아시스호와 똑같은 크기의 ‘얼루어 오브 더 시스’호도 현재 투르쿠 조선소에서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11월 인도될 예정이다.

한편 크루즈산업은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이에 따른 여행 수요의 증가로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의 경우 크루즈 관련 산업이 직접적으로 창출한 경제규모가 2005년 기준으로 107억 달러였으며 2010년까지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르쿠(핀란드)=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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