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유럽 ‘투자귀재’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 투자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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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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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상승기… IT-금융 반등 여력”

피델리티펀드 28년간 운용 1만4820% 누적수익률 기록
체계적 분석기법 활용하면 중소형 가치株 눈에 보여

글로벌 경제위기로 증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할 때 올해 상승장을 예측한 앤서니 볼턴 대표는 21일 “지금도 투자하기에 늦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상승세는 몇 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피델리티
글로벌 경제위기로 증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할 때 올해 상승장을 예측한 앤서니 볼턴 대표는 21일 “지금도 투자하기에 늦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상승세는 몇 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 피델리티

“여러 상황을 분석해 볼 때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과 급격한 금리인상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 몇 년간 증시가 상승할 것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투자부문 대표(59)는 21일 인터뷰에서 “상승속도는 약해질 수 있지만 한동안 세계 증시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바닥장세에서만큼 큰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지 몰라도 여전히 투자를 하기에는 매력적인 시기”라고 강조했다.

볼턴 대표는 유럽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로 통한다. 그는 1979년 12월부터 2007년 말까지 ‘피델리티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를 운용하며 1만4820%의 누적 수익률을 올렸다. 또 28년간 연평균 수익률에선 19.5%(시장 연평균 수익률은 13.5%)를 기록했다.

그는 “통상 증시에선 급격한 하락장 뒤에 대상승세가 나타나는데 지난해 발생한 금융위기는 대공황 뒤 가장 큰 폭락이었고 아직 주가는 덜 올랐다”며 “낙관적으로 흐르는 투자심리,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는 기업가치 등을 감안할 때 상승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화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승을 이끈 원자재주와 전통적인 제조업 종목 대신에 정보기술(IT)과 상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 및 금융주를 상승 유력 종목으로 꼽은 것. 볼턴 대표는 “IT 같은 기술주는 2000년대 초반부터 끼어 있던 거품이 꺼져 상승 여력이 크고 금융주는 금융위기에서 알 수 있듯 가장 하락세가 심했기 때문에 반등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투자에서 효과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로 볼턴 대표는 저평가된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를 꼽았다. 현역 시절 적극적으로 기업 방문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그는 규모가 너무 크거나 사업구조가 복잡한 기업 대신 중소형 규모로 단일한 사업구조를 갖춘 기업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볼턴 대표는 “개인투자자들도 소문에 현혹되거나 한두 개 지표만 보는 식의 기업평가를 지양하고 체계적인 분석을 해야 한다”며 “중소형주는 큰 규모에 사업구조가 복잡한 대기업보다 분석이 훨씬 수월해 저평가된 기업을 찾기도 훨씬 쉽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에선 유명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형주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인기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며 “체계적인 분석을 하는 개인투자자가 많아지면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대표는 2007년 말 이후에는 직접 운용은 하지 않고 피델리티의 투자 과정을 감독하고 사내 젊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는 올해 말까지 홍콩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피델리티에서 활동 중인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을 교육할 예정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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