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힌 증시 2大 돌파구는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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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대기업 투자 ②美금융사 실적

주식시장에서 미국 금융사들의 실적 발표와 한국 대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는 본격적인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그동안 ‘대장주’ 역할을 해온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종목의 주가 상승 탄력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와 다음주에 집중된 미국 주요 금융사들의 실적 발표와 3분기 한국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국내 증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금융주, 국내에 어떤 영향?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같은 미국 주요 금융회사들이 모두 이번 주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또 웰스파고와 모건스탠리는 21, 23일에 각각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 은행주들은 그동안 미국 금융업종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미국의 대표 금융업종지수와 국내 은행업종지수는 높낮이는 달라도 방향은 비슷했다”며 “미국 금융회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은행주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종은 올해 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4개 업종 중 하나. 증권정보업체인 데이터스트림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미 금융업종은 연초부터 12일까지 25.3%의 수익률을 올려 IT, 소재, 내구소비재 다음으로 높았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금융회사들의 3분기 실적이 2분기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미 금융회사들의 3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실적이 다소 부진해도 투자자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은행주를 적극 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미 금융회사들은 3분기에 경상 손실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체율, 모기지 부실 등과 관련이 있다”며 “경상손실의 확대는 금융위기의 기억을 불러와 증시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IT 설비투자 수혜기업 찾아라

경기회복의 중심이 정부에서 기업으로 바뀌고 있어 주요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으로 수혜를 입을 종목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의 3분기 설비투자 공시금액은 13조3795억 원으로 1분기(3조8907억 원)와 2분기(2조70억 원)를 크게 웃돈다.

LG디스플레이는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생산시설에 3조2700억 원,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 생산설비에 2조957억 원, LG화학은 LCD용 유리기판사업에 43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주가 측면에서는 설비투자를 하는 기업보다 설비투자를 수주하는 기업들이 유리하다”며 “탑엔지니어링 주성엔지니어링 케이씨텍 등이 IT업종의 설비투자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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