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 이름의 비밀은

  • 입력 2009년 10월 6일 2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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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나타'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입니다. 지난달 말까지 5만5000여대가 계약되면서 출고 지체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차량을 'YF쏘나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그냥 '신형 쏘나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이름이 맞을까요.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새 차의 공식 이름은 그냥 '쏘나타'입니다. 신문 기사에서는 이전 모델이 아닌 새 쏘나타를 가리킬 때 보통 '신형 쏘나타'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들 'NF쏘나타'라고 하는 5세대 모델 역시 공식 이름은 그냥 '쏘나타'인 것을 아십니까. 'NF' 'YF'는 개발할 때 회사 안에서 부르는 프로젝트 명이었고, 시장에 내놓을 때의 이름은 이번 6세대 모델이나 5세대 모델 모두 '쏘나타'였습니다. 1998년에 나온 'EF쏘나타'와 2001년에 나온 '뉴EF쏘나타', 그 이전의 '뉴 쏘나타' '쏘나타 Ⅱ' '쏘나타Ⅲ' 등은 그 자체가 공식이름입니다. 5세대부터 이름을 '쏘나타'로 한 것이죠.

스테디셀러 자동차가 많은 외국에서는 수십여년 간 한 이름을 쓰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달 국내에서도 선보인 신형 '골프'는 1974년 처음 나왔을 때부터 계속 같은 이름으로 쓰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장수 차량입니다. 이달 국내 시장에 나올 포드의 6세대 '토러스'는 엔진을 제외하고는 이전 모델과 완전히 다르지만 이름은 그대로 '토러스'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한 이름을 쓰되 신형 모델에는 1년 간 일정한 수식어를 붙여 새 차임을 강조합니다. 풀체인지 모델에는 '더 뉴'라는 수식어를 1년 간 붙이고, 부분변경 모델에는 '더 뉴 제너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8월 선보인 신형 E클래스는 7년 만에 나온 9세대 모델이므로 '더 뉴 E클래스'이고, 최근 나온 S클래스는 부분변경 모델이라 '더 뉴 제너레이션 S클래스'랍니다. 이번에 나온 S클래스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은 과거에 없던 차종이 새로 생긴 것이므로 '더 뉴 제너레이션 S400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더 뉴 S400 하이브리드'가 맞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복잡하죠. 사실 출시 날짜를 따져 가며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복잡한 수식어를 정확히 쓰려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다만 "이런 것도 우리의 전통"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부심은 부럽습니다. 쏘나타도 대를 거듭하며 세계인이 알아주는 명차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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