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찬구 형제 함께 성묘… 경영권 갈등 봉합되나

  • 입력 2009년 10월 2일 0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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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부친 묘소 찾아… 금호그룹 동반퇴진후 첫 회동

7월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명예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이 동반퇴진 이후 지난달 26일 처음 회동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날 두 사람은 선친 고 박인천의 천도제를 위해 전남 영광의 불갑사를 찾아 만났다.

박 전 회장 측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은 아들과 함께 불갑사를 찾아 박 명예회장을 만났다”며 “두 사람이 사건 이후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동반퇴진 이후 관계 회복을 위해 가족들이 백방으로 노력하면서 이날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비공개로 치러진 어머니 이순정 여사의 백 번째 생일을 맞아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도 있었으나 두 사람이 참석하지 않아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박 명예회장은 매년 추석 때면 이 여사가 살고 있는 광주를 방문하기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에도 이들 형제가 만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박 명예회장은 7월 28일 “화학부문 회장이 본인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경영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며 전격적으로 박 전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박 명예회장 스스로도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그룹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해임 조치 이후 박 전 회장은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한 만큼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은 상태다.

두 사람의 관계 개선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검찰의 대한통운 수사, 대우건설 매각 건, 유동성 문제 해결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그룹 내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회동에서 그룹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박 전 회장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이 (현안에 대한)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만났다고 해서 곧바로 갈등이 봉합될지는 알 수 없다”며 “이번 문제는 두 사람이 풀어야 하기 때문에 그룹 내 다른 인사들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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