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KB금융 회장 사퇴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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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23일 사의를 표명하고 취임 1년여 만에 물러났다.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 투자로 1조6200억 원 상당의 손실을 낸 데 대해 금융위원회가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린 지 보름 만이다.

황 회장은 이날 사퇴문을 통해 “최고경영자로서 조직의 성장 발전이 조금이라도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 사임을 결정했다”며 “징계조치에 대한 수차례 소명 노력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의 사퇴에 따라 KB금융지주는 부회장인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대표이사 직을 대행한다. 조담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대행 체제가 조기에 자리를 잡도록 도울 것”이라며 “후임 회장에 대한 인선 작업은 조직이 안정된 뒤 여건을 살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강 행장이 KB금융그룹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을 지휘해온 만큼 사업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황 회장이 추진해온 인수합병(M&A) 전략은 일부 수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우리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황 회장의 사의표명과 관계없이 조만간 예보위원회를 열어 황 회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계획이다. 예보는 가장 수위가 높은 해임권고나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또 우리은행을 통해 황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도 검토 중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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