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 겨냥한 ‘나홀로 음식점’ 인기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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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칸막이-스피드로 차별화
테이블 회전율 빨라 매출 ‘쑥’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나홀로족’이 늘어나면서 외식 시장의 흐름도 바뀌고 있다. 혼자 식당에 찾아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가는 20, 30대 손님이 느는 추세에 맞춰 ‘나홀로 음식점’이 창업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차별화된 좌석

나홀로족을 염두에 둔 식당이라면 공간 구성부터 다르게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두는 것이 보통이지만, 혼자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4인용 테이블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 전통 ‘라멘’을 취급하는 체인점 ‘이찌멘’의 경우 4인용 테이블을 없애고 1인석과 2인석 두 종류만 만들었다. 또 아예 홀 서빙 직원을 두지 않고 식권판매기를 들여놓았다. 손님이 직접 식권판매기에서 식권을 구입해 자리에 앉으면 커튼이 열리면서 직원이 주문을 받는 형태다. 1인석의 경우 독서실처럼 양쪽에 칸막이를 쳐 주위의 시선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홍익대 앞, 신촌, 이화여대 앞 등 젊은 고객이 많은 지점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일본 면 요리를 다루는 ‘하코야’ 역시 1인석을 내세워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강남점을 운영하는 이정우 씨(51)는 “40석 중 10석을 나홀로족을 위한 공간으로 배치했는데, 1인 테이블이 차지하는 매출이 전체의 30%에 이른다”며 “나홀로족의 경우 한창 바쁠 때인 점심시간을 피해 매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매장 공백 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저히 혼자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삼겹살 같은 육류를 다루는 나홀로 음식점도 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고기촌 플러스바’는 탁자 길이를 늘려 ‘바(Bar)’ 형태로 만들고 작은 철판을 놓아 혼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속도’가 중요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식사 시간이 단체 손님에 비해 매우 짧다. 따라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중요하다.

수제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은 모든 메뉴를 2분 안에 갖다 준다. 삼각김밥, 일본식 덮밥, 우동 등 주 메뉴는 조리도 빨리 되고 먹는 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 회사 측은 “본사에서 조사한 결과 나홀로족 손님을 받는 경우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1시 20분까지 평균 6, 7회의 테이블 회전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혼자 생활하는 나홀로족을 위해 매장 운영 시간을 탄력적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통국수전문점 ‘명동할머니국수’의 서울 명동 본점 개장 시간은 오전 7시 30분. 혼자 아침을 먹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일찍 문을 여는 것. 여기에 아침에는 저렴한 국밥류를, 저녁에는 덮밥류를 내놓는다.

나홀로 음식점 창업과 관련해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되고,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외식업계에도 ‘나홀로 식사 문화’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창업할 때부터 주 고객층을 명확히 정한 뒤 그에 맞는 실내 장식과 메뉴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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