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비상경영 접고 내년엔 정상체제로

  • 입력 2009년 9월 3일 02시 54분


삼성 - LG - 현대·기아차 2010년 사업계획 수립 착수

삼성 LG 현대·기아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이 각 계열사를 중심으로 일제히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계획 수립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다. 세계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가는 등 경기 예측이 가능해진 데다 내년부터는 비상경영 체제를 접고 일상적인 경영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 초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한 삼성전자가 어떤 내용으로 사업목표를 정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사업목표를 확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도입했으나 이번에는 이를 다시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개선에 따라 사업계획 수립과 정기 인사가 예년보다 빨리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특별한 보직 없이 해외순환 근무로 전무 4년차를 맞는 이재용 전무의 보직결정과 승진 여부가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LG그룹도 지난달 말부터 거시경제 지표를 예측하고 사업부별 사업목표를 수립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LG의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까지 떨어지면(원화가치 상승) 수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와 현대중공업도 사업목표 수립에 나선 가운데 내년 하반기(7∼12월)까지는 경기변화를 보수적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주요 그룹들은 내년 경영계획 수립과 관련해 북미, 유럽시장의 경기침체 탈출과 각국의 출구전략 시행 여부,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변화 등을 주시하고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지만 정부의 부양책과 환율효과가 사라져도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지는 의문”이라며 “정부가 법인세 인하 유보를 검토하고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의 폐지를 결정하는 등 사실상 ‘출구전략’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어 투자와 채용에 다소 소극적인 기업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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