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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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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家)의 3세대 경영인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39)이 21일 현대자동차 기획·영업 담당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재계의 다른 오너 3세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 가운데는 이미 3세가 그룹의 총수나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여전히 착실히 수업을 받으며 경영 참여 시점을 저울질하는 단계인 기업이 많다.
○ 이미 그룹 이끌고 있는 3세들
정의선 부회장은 재벌 3세 가운데에도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축에 속한다. 정 부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한 이후 10년 만에 부회장에 올랐다.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는 인물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41)다. 삼성그룹의 현안이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사건이 최근 마무리되면서 재계는 이 전무가 언제 이건희 전 회장의 역할을 대신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이 전무가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은 뒤 시간을 두고 이 전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전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39)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36)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가 3세대 중에서는 고(故)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41)이 가장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그룹 부회장과 함께 이명희 그룹 회장을 도와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2006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그룹과 두산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3세대 경영이 이뤄지고 있으며 4세대로의 이전이 관심사다. 구본무 LG 회장은 구인회 그룹 창업주의 손자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박승직 창업주의 손자다. LG그룹의 4세대인 구 회장의 아들 구광모 씨(31)는 현재 유학 중이다. 두산의 4세대 중에서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47)이 동 세대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 4월 회장에 올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37)은 아버지인 정몽근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07년부터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사장(35)도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 경영 수업과 참여 병행하는 3세대들
다른 대기업들도 어느 정도 ‘나이가 찬’ 3세들은 그룹 임원으로 활동하며 경영 수업과 참여를 병행하고 있다. 형제간 내홍을 겪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는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34)가 경영 참여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31)은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상무(35)는 현재 대한항공에서 기내식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장남인 조원태 상무(33)는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인 현준(41) 현문(40) 현상 씨(38)가 2007년부터 각각 ㈜효성의 사장과 전략본부 부사장, 전무로 경영 일선에 나선 상태다. 현대그룹은 고 정몽헌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32)의 최근 활동이 두드러진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윤홍 씨(30)가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나서기에 앞서 GS건설 과장으로 일을 배우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인 인근 군(14)이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동관 씨(26),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인 선호 씨(19)는 현재 학생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