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중추인력 고용 환란이후 최악

  • 입력 2009년 7월 20일 02시 55분


2분기 30대 취업자수 작년 동기대비 3.5% 줄어

고용정책 취약층에 집중… 30대 여성 최대 타격

한국 고용시장의 중심축인 30대와 40대 취업 상황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위기로 인한 기업의 인력감축으로 퇴직자는 늘어나는데 정부의 정책적 배려에선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4∼6월) 30대의 취업자수는 586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만3000명(3.5%)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분기(1∼3월)에 23만3000명(3.8%) 줄어든 이후 최대 폭이다. 특히 30대 여성의 타격이 컸다. 올해 2분기 30대 여성 취업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6.4%로 지난해 3분기(7∼9월) 이후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는 여성 직장인이 경제위기 때 남성보다 쉽게 해고당하고,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도 남성보다 늦게 취업되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30대 남성의 2분기 취업자 증가율은 ―1.8%로 여성보다는 형편이 나았다.

매 분기 신규 취업자가 전년 동기보다 늘어나던 40대의 고용도 성장세가 꺾였다. 2분기 40대 취업자수는 656만1000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만7000명(0.4%) 줄었다. 분기별 40대 취업자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은 1998년 4분기(―2.1%) 이후 처음이다. 반면 20대는 1분기에 취업자 증가율이 ―4.5%로 바닥을 찍고 2분기에 ―1.8%로 감소세가 대폭 둔화됐다. 50, 60대는 취업자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60대 취업자 증가율은 1분기 1.0%에서 2분기 1.8%로 오히려 높아졌다. 50대는 같은 기간 4.7%에서 3.6%로 증가 속도가 둔화되긴 했지만 2분기에 각 연령대 중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20대와 50대 이상 고용시장의 호조는 정부가 주도하는 청년인턴사업과 희망근로사업의 혜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희망근로사업으로 25만 개 일자리가 생겼는데, 50대 이상이 70%를 넘었다.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정부의 고용정책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보니 직장을 잃은 30대와 40대는 일자리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20대와 50대 이상에서 보이는 고용 상황도 정부의 단기 지원책에 의한 것이어서 전반적인 ‘고용 훈풍’으로 확대해석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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