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쇼핑-SK, 신용카드 사업 노크

  • 입력 2009년 6월 23일 02시 58분


베트남 사업 활성화-그룹내 시너지 위해 금융업 진출 검토

롯데와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신용카드와 인터넷은행(점포 없이 인터넷과 현금지급기만으로 예금 대출업무를 처리) 등 금융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잠잠했던 국내 카드업계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베트남 현지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롯데쇼핑을 신용카드 겸영사업자로 등록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금감원 측에 문의했다. 롯데그룹이 베트남에서 신용카드 사업 진출을 타진하자 베트남 당국이 신용카드 사업 주체의 자격 요건을 자산규모 100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 조건에 맞는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쇼핑이 유일하다.

그런데 난관이 생겼다. 금감원 측은 “국내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하지 않는 롯데쇼핑이 신용카드업 신청을 할 경우 받아주기 곤란하다”는 방침을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베트남 현지에 카드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사업 진출을 노려온 SK그룹은 SK텔레콤을 이용해 카드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SK텔레콤 휴대전화 가입 회원 2000만 명과 OK캐시백 가입 회원 3000만 명의 방대한 고객과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신용카드와 결합해 막대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SK텔레콤이 법적으로 하나카드의 최대주주가 될 수는 없지만 피를 섞기 위한 지분 투자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자사(自社) 카드사업 부문과 관련해 SK텔레콤뿐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들과도 지분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협의 중이다. 또 SK와 롯데는 인터넷은행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신용판매 356조 원, 현금서비스 108조 원 등 464조 원 규모였다. 일반 카드는 20종류, 백화점 카드 같은 유통계 카드는 11종류다. 1968년 국내 첫 신용카드로 선보였던 신세계백화점 카드는 1998년 당시 한미은행 카드로 통합됐다. 현재는 현대백화점과 한화 갤러리아백화점 카드가 대표적인 국내 유통계 카드다. 일반 카드와 유통계 카드 모두 신용카드 대란 이후 신규 등록 또는 허가된 사례는 없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