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새빛인베스트먼트’ 최용식 센터장

  • 입력 2009년 6월 10일 02시 51분


외국기관 보고서 무조건 믿습니까?

“산업공동화, 경제발전에 도움”

주류경제학과 다른 시각 눈길

“지난해 국내투자자들은 한국의 외환위기설을 조장한 유명 외국 언론의 보도와 세계적인 금융기관의 보고서를 철석같이 신뢰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막대한 국부(國富)의 손실이었다.”

최근 새빛인베스트먼트의 센터장으로 취임한 21세기경제학연구소의 최용식 소장(57)은 먼저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개인들에게 외환시장의 메커니즘을 강의할 계획부터 세웠다.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하다고 자부하는 그는 지난해 국내 기업과 개인들이 외국계 작전세력에 휘둘리며 막대한 환차손을 입은 것이 안타깝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미국과 영국계 언론이 차례로 위기설을 퍼뜨린 뒤 달러 매도로 환율이 출렁이면 이 기회를 이용해 외국계 자금이 환차익을 거둬갔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백발의 머리에 깊게 파인 주름, 일자로 굳게 다문 입술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새빛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말 ‘개미’ 증권투자자들에게 유명한 ‘무극선생’ 이승조, ‘선우선생’ 남상용, ‘캔두킴’ 김창모 등 11명의 비(非)제도권 애널리스트가 모여 만든 리서치센터. 기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고 외국계 증권사들의 리포트도 역시 외국투자가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에 정작 개인투자자들은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는 인식이 재야의 리서치센터 설립 배경이 됐다.

그 역시 주류 경제학과 다른 독특한 시각으로 경제학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 그는 실제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주류 경제학이 우려한 산업공동화 현상은 경제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것이고, 한국이 고용 없는 성장을 해왔다는 지적에 오히려 반대였다고 주장해왔다. 그의 이런 독특한 이론의 배경에는 KOTRA 조사부에서의 경험과 직장을 그만둔 뒤의 7년간의 경제학 서적 집필, 국회의 경제정책 보좌관 경력 등이 밑바탕이 됐다.

최 센터장은 최근 한국경제가 지나치게 정치적인 잣대에 따라 평가되고 있다며 일부 진보세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내건 개방화 민영화 규제완화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 독트린으로 증명됐다”며 “이를 신자유주의 이념이라며 무조건 비난만 하는 무능한 좌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에도 날을 세웠다. 최 소장은 “이명박 정부는 경제 정책의 인과관계를 혼동하고 있다”며 “가령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결과로 나타나야지 인위적으로 만들 때는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최 센터장은 1990년대 초 독일의 ‘MEGA-ABM’이라는 초대형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와 프랑스의 로비앙 법과 오브리 법에 따른 일자리 창출 전략이 오히려 몇 년 뒤 국내 경제를 크게 후퇴시키면서 실업률이 상승한 사례를 들었다.

새빛인베스트먼트는 재야 고수들의 투자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는가 하면 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맞는 기술적 분석과 매매 타이밍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에셋클라스(www.assetclass.co.kr)라는 사이트에서 개인들을 위한 다양한 투자기법을 강의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1년에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의 돈을 주고 사보더라도 그보다 훨씬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양질의 유료 경제전망 보고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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