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분홍립스틱을 바르겠어요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백화점 매출 30~40% 늘어

색조화장품 열풍 이끌어

“남모르게 그려본 분홍 립스틱∼.”

‘촌티 화장’의 대명사였던 분홍 립스틱이 백화점에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최근 수년간 ‘생얼 열풍’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분홍 립스틱이 20대 여심(女心)을 공략하며 백화점 화장품 매출을 이끌고 있다.

2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스킨, 로션, 에센스 등 기초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어난 데 그친 반면 립스틱, 아이섀도, 파운데이션 등 색조화장품은 같은 기간 매출이 46.3% 증가했다. 색조화장품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색조화장품이 차지하던 비중도 지난해 14%에서 올해 1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기초화장품은 그 비중이 86%에서 84%로 떨어졌다.

통상 백화점 화장품코너에서는 경제력 있는 30대 여성고객들을 겨냥한 값비싼 기초화장품이 인기다. 하지만 최근 경기 불황 여파로 립스틱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 하나로 미(美)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색조화장품 수요가 20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김상우 롯데백화점 화장품담당 상품기획자(MD)는 “최근 몇 년간 립틴트(입술을 자연스럽게 물들이는 화장품)나 립글로스에 밀려 고전했던 립스틱 판매가 예년에 비해 30∼40% 늘었다”고 설명했다.

색조화장품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올해 ‘잇컬러(it color·유행색)’인 분홍 립스틱이다. 분홍 립스틱이라고 해서 ‘엄마 루주’를 생각해선 금물. 딸기우유처럼 부드러운 느낌의 분홍 립스틱이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이혜진 LG생활건강 오휘 색조화장품담당 과장은 “전통적으로 경기가 나쁠수록 붉고 강렬한 립스틱이 인기를 모았는데 올해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을 반영해 핑크 계열 색조 화장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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