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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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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강도를 높이는 ‘북한 변수’에 부담을 느낀 것일까. 대내외적으로 좋은 경제뉴스들이 시장에 전달됐지만 2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02포인트(0.73%) 내린 1,362.02로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 증시 전문가들은 “심상치 않은 북한의 도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계속 주식 투자를 해도 괜찮은지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증시의 상승에 힘입어 오전 내내 견고한 오름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이날 낮 12시 52분경 전날보다 24.73포인트(1.80%) 오른 1,396.77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때 북한의 ‘군사적 타격’ 위협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주가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쳐 불과 15분 만에 1,367.01까지 떨어졌다.
25일에도 북한 핵실험이라는 메가톤급 악재가 있었지만 증시의 대응이나 분위기는 달랐다. 25일 코스피는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장중 88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크게 출렁거렸지만 빠르게 낙폭을 회복해 결국 1,400 선을 지켜냈다. 하지만 27일에는 장 막판까지 내림세를 지속했다. 25일 북한의 위협 속에서도 장 막판에 2500억 원 순매수를 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던 개인투자자들도 27일엔 ‘팔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3000억 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인 외국인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이날 국내 증시에는 전날 미국 소비심리지표 상승에 따른 뉴욕 증시의 급등(2.37%), 국내 소비자심리지수 개선 등 호재가 많았지만 3일째 이어진 북한 리스크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시는 26일에도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선언으로 남북이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2.06% 급락했다.
물론 국가신용등급이나 기업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면 이번 북한 변수도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하지만 증시 일각에서는 북한 관련 악재의 무게 자체가 이전과 달라진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