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 뚜렷하게 살아난 건 아니다”

  • 입력 2009년 5월 13일 02시 54분


기준금리 2% 석달째 동결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월 이후 3개월 연속 2.0%로 동결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의 배경에 대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초 급격히 위축됐지만 최근 몇 달 사이 하강속도가 완만해졌다”며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하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을 앞으로 한국 경제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도 보이지 않아 좀 더 경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0% 줄어 3월(―22.0%)보다 감소세가 둔화됐다. 3월 제조업 생산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11.2%로 1∼2월(―19.2%)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3월 경기동행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고, 경기선행지수도 3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다.

이 총재는 그러나 ‘경기 바닥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고용이 감소하고 있고 임금 상승도 어려워 소비수요가 크게 살아날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경기후퇴는 아니지만 현저하게 살아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잉유동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최근 단기유동성 증가율이 빠른데 이것이 금융과 실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유동성이 너무 많다고 판단할 수는 없으며 과잉유동성 회수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환율 등 가격 변수는 다양한 현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수출입 관점에서만 환율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물가 등 여러 측면에서 환율 변동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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