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펀드 ‘변색’ 주의!…변동성 커 하락장선 폭락 위험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투자대상 넓혀 ‘물타기 운용’도

증시에 부는 녹색테마주 열풍이 펀드로 옮아왔다. 녹색테마주가 증시에서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앞 다퉈 국내 ‘그린칩’에 투자하는 녹색테마 펀드를 설정하고 있다. 그동안 출시된 녹색산업 관련 대체에너지펀드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잇단 펀드 출시로 국내 증시의 녹색테마주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운용성과가 판가름 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 녹색테마 펀드 출시 홍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3일 ‘미래에셋녹색성장펀드’를 새로 설정하고 17일부터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녹색성장펀드’는 태양광, 풍력, 원자력,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연료 등 녹색 성장 관련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산은자산운용도 국내 녹색 기술 관련 기업에 자산의 60% 내외를 투자하는 ‘산은그린코리아주식형펀드’를 13일부터 대우증권을 통해 판매한다. 하이자산운용은 환경, 에너지 등 녹색 테마주 외에 우주, 해양 등 미래 산업 관련주에도 투자하는 ‘하이그린퓨처증권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녹색테마 펀드 설정이 부쩍 늘어난 것은 지난해 수익률 급락으로 주식형펀드의 투자 매력이 줄어들면서 증시에서 녹색테마주와 녹색테마펀드의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증시에서 관련 테마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풍력부품업체 현진소재의 주가는 66% 넘게 상승했고 LED 생산업체인 서울반도체는 294% 급등했다. 이들 테마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단기 수익률도 높았다. 지난해 말 설정된 흥국투신운용의 ‘녹색성장주식Class C1’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2.43%에 달했다. ‘하나UBS신경제코리아주식1ClassC’ 역시 연초 이후 30.61%의 수익률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17.03%)을 크게 웃돌았다.

○ 테마펀드는 변동성 크다는 점 명심해야

단기 수익률이 급등했지만 전문가들은 녹색테마펀드에 대해 ‘투자 신중론’을 폈다. 이들은 녹색테마펀드도 일종의 테마펀드이기 때문에 펀드 가입 전 두 가지를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우선 테마펀드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펀드 특성상 특정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하락 장에서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더 크게 하락한다. 또 종목 구성, 운용이 다른 주식형펀드와 차별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녹색테마펀드가 많지 않았던 것은 녹색테마주로 분류되는 투자 대상 종목이 적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을 지나치게 넓히면 기존 중소형주 펀드나 대형주 펀드와 차별되지 않아 증시 녹색테마주의 상승폭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 오온수 펀드 연구원은 “녹색테마펀드 투자는 포트폴리오 내 틈새상품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며 “전체 포트폴리오의 5% 수준에서 정통 주식형펀드와 동시에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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